다른 듯 닮은, 닮은 듯 다른…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의 '만남'
이우환이 고른 로스코 작품들, 본인 작품과 함께 전시
깊은 사색 속으로…페이스갤러리 서울서 10월26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다른 듯 닮은, 닮은 듯 다른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작품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 걸렸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두 작가의 작품을 조망하는 'Correspondence: Lee UFan and Mark Rothko'(조응: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를 10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로스코 유족과 협력해 이우환이 직접 기획에 참여해, 이우환이 로스코의 전시 작품을 직접 선택했다. 갤러리 2층에서는 로스코의 작품이, 3층에서는 이우환의 작품이 전시된다.
마크 글림셔 페이스갤러리 CEO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이우환 선생에게 '어떤 기준으로 로스코의 작품을 선정했냐'고 묻자, 이우환 선생은 못마땅한 한숨을 쉬면서 '여기서 느껴지는 당신의 감정이 이 작품들을 고른 이유'라는 한마디를 남겼다"고 말했다.
로스코의 작품 여섯 점은 1950년대 및 1960년대 작품들이다.
색채의 숭고함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에서 색채는 넓은 공간으로 확산되어 부드럽고 눈부신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스코는 캔버스 표면 전체를 색으로 물들이며 선이나 윤곽이 드러나지 않도록 물감을 사용하는데, 이는 티치아노의 후기 작업에서 보이는 어둡고 흐릿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우환의 회화에서도 색채는 중요하다. 그의 작품에서 색은 순간을 포착하는 '제스처'이며, 이는 로스코의 회화 표면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우환의 형상은 상대적으로 선명하고 자기 완결적인 형태를 지니며, 색채 간의 구분이 더욱 명확하다.
그러나 두 작가는 모두 색채를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해 관람객이 깊이 사색에 빠지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공기, 여백, 증기와 같은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요소들의 미적 특질을 탐구하며, 색채의 경험을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또한 작품을 통해 숭고하면서도 명상적인 효과를 생성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강렬함과 고요함을 동시에 감각하게 한다.
전시는 두 예술가의 작품을 대화하듯 배치해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이 증기나 공기 등 특정 개념이나 주제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