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찢 오스칼' 김지우 "여성팬 많아져 뿌듯…옥주현에게 고마워"
2일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오스칼 역 김지우 인터뷰
- 정수영 기자
"저도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고 자란 세대여서 오스칼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검술 실력 뛰어나고, 외모도 출중한 데다 인류애까지 있는 완벽한 인물이잖아요. '내가 오스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 부담감이 컸죠."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배우 김지우(41)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열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라운드 인터뷰에서 주인공 오스칼 역으로 무대에 서기를 결심하기까지 심적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또 한 명의 오스칼로 옥주현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엔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쪼그라들며 "더더욱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 김지우의 마음을 돌려세운 건 옥주현이었다. 옥주현은 김지우와 2시간 반이나 통화를 하며 용기를 북돋워 줬다. "지우야, '한국의 오스칼' 하면 우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보자."
지난 7월 16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일본 작가 이케다 리요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가상의 인물인 오스칼의 시선으로 18세기 프랑스혁명의 격랑을 바라보며 진정한 자유와 사랑, 인간애를 그린다.
오스칼은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의 명예를 이어가야 한다는 아버지 뜻을 따라 왕실 근위대 장교가 돼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한다.
김지우는 오스칼 역을 준비하는 과정도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저는 여자로 태어났기에 '남장여자' 오스칼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근위대장으로 검을 다룰 때 절도 있게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칼 쓰는 훈련을 수없이 했음에도 검의 방향을 잘못 겨냥해 상대 배우가 손을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샤워하면서도 대사의 톤을 고민하며 오스칼 역에 전력투구한 김지우의 진심이 읽힌 걸까.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의 온라인 관람평을 보면 김지우를 향해 "만화를 찢고 나온 줄 알았다" "오스칼에 빙의한 것 같았다" 등 호평이 줄 잇는다.
김지우는 이와 관련해 "'잘 생겼다'는 칭찬이 너무 좋더라, 이번 작품 덕분에 여성 팬이 많아진 것 같아 뿌듯하다, 제 인스타그램으로 '언니와 결혼하려면 (셰프) 레이먼(김지우 남편)을 쓰러뜨려야 하나요?'와 같은 재미있는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많이 온다"며 웃었다.
김지우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노래에 대해선 호평이 많지만, 작품 자체에 대해선 "서사가 아쉽다"는 평도 나온다. 특히 오스칼이 왕궁을 수호하는 근위대에서 국민을 지키는 위병대로 가게 된 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김지우는 동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스칼이 위병대로 가기까지 수많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왕용범) 연출님이 관객에게 생각의 가능성을 열어두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공연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김지우는 "마지막 공연까지 제가 가진 소리와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싶다"고 했다.
'오스칼' 역은 옥주현·김지우·정유지가 번갈아 연기한다. 오스칼 곁을 지키는 '앙드레'는 이해준·김성식·고은성, 민중의 영웅 '베르날 샤틀레'는 박민성·서영택·노윤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서지영, 송재림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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