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초가을 사이, 미술관 마당에 뜬 인공의 푸른 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김치앤칩스의 '또 다른 달' 선봬…12일까지

김치앤칩스의 '또 다른 달'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관마당에 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다원예술 2024 '우주 엘리베이터'를 지난 5월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서울관에서 진행하는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네 번째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듀오 김치앤칩스(손미미, 엘리엇 우즈)의 야외 설치 작업인 '또 다른 달'을 12일까지 미술관마당에서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김치앤칩스는 디지털 예술을 전공한 손미미와 물리학을 전공한 엘리엇 우즈가 2009년에 결성해 다양한 재료와 기술, 자연현상 등 여러 물질과 비물질을 소재로 삼고, 그 틈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이고 복잡한 현상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또 다른 달'은 특수 제작된 레이저 프로젝터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밤하늘에 또 다른 달을 띄우는 대형 야외 설치 작업이다.

달의 모양이 태양 빛의 반사로 만들어진다면 '또 다른 달'은 낮에 저장된 태양 에너지로 만들어진다. 낮 동안 태양 에너지로 충전된 33개의 레이저 프로젝터 모듈은 일몰 후 밤하늘의 한 지점으로 원뿔 형태의 레이저를 쏘아 올리고, 허공에서 중첩된 레이저 빔은 구 형태의 달을 그린다.

현실과 가상이 불완전하게 섞였던 팬데믹 시기, 작가는 치밀하게 계산된 기술과 통제 불가능한 자연을 엮어 인공의 푸른 달을 처음 띄웠다.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 작품은 그날의 날씨에 따라 구동 시간이 결정되는데 이번 전시 기간에는 오후 8시에 점등되고 레이저 모듈 각각의 태양 에너지가 소진되는 깊은 새벽, 하나씩 자연스럽게 자체적으로 소등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늦여름 밤, 기술과 자연의 융합으로 하늘에 떠 오른 달이 제공하는 매혹적이면서도 숭고한 경험을 관람객들이 가져가길 바란다"며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재미있고도 미래적인 주제를 통해 미술관에서 다양한 상상을 예술로 연결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