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너무나 낯선' 실제 크기의 수영장, 집, 식당 그리고 사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 '스페이스' 개최
공간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25년 2월 23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으로 북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스페이스'(Spaces)를 9월 3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덴마크 출신의 마이클 엘름그린(Michael Elmgreen)과 노르웨이 출신의 잉가 드라그셋(Ingar Dragset)은 1995년부터 아티스트 듀오로 활동했다.
이들은 초기 화이트 큐브 공간을 거침없이 해체하는 퍼포먼스와 조각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건축적 요소를 작업에 도입하면서 점차 영역을 확장한 두 사람은 사막 한복판에 프라다 매장을 세운 영구 설치 작업 '프라다 마파'(Prada Marfa, 2005)와 전시장을 공항, 기차역, 병동 등으로 전환한 작업을 통해 공간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해 왔다.
이번 전시는 두 사람의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로, 30년간 이어진 협업을 기념해 이들의 '공간'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전시는 수영장과 집, 레스토랑, 주방, 작가 아틀리에 총 다섯 곳의 대규모 공간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각 공간은 소셜미디어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미지를 스크롤 하듯 불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일상생활이 디지털과 물리 영역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탐구하는 식이다. 관람객은 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단서들을 찾고 조합해 작가들이 시작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
이를테면 거실과 주방, 침실, 화장실을 완벽하게 갖춘 약 140제곱미터 규모의 집을 살펴보며 관람객은 가상의 거주자에 대한 단서를 찾아간다.
실제 크기의, 그러나 물은 없는 수영장에서는 오늘날 공공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목격한다.
고급 레스토랑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작품 '더 클라우드'에서는 홀에 앉아 영상 통화 중인 사람(작품명: 대화)을 만날 수 있다.
이 사람은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로 실제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완벽한 인간처럼 만들어져 있어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손유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일상적인 세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으로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두 작가가 창조한 공간에 들어선 모든 관객이 다양한 이야기 요소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가는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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