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그 너머의 새로운 풍경…페리지 '활동적인 풍경'展
35세 이하 젊은 작가 기획전, 김의선·신디하·s.a.h 참여…9월 7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페리지갤러리는 35세 이하 젊은 작가에게 주목하는 기획전 프로그램 '페리지 언폴드'의 올해 전시로 김의선, 신디하, 's.a.h'(심유진, 한지형) 작가가 참여하는 '활동적인 풍경'을 9월 7일까지 개최한다.
신디하는 동식물을 비롯한 비인간 존재의 건축술에 관심을 두며, 나아가 스스로 건축하는 물질을 상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회동굴과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을 겹쳐 바라보며, 건물 지하에서 자라난 시멘트 종유석과 석순의 모습을 설치 미술로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이 사라진 세계에 남겨진 콘크리트 건물이 다른 비인간 존재들과 끊임없이 마주치며, 탄산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모여든 달팽이의 군락지가 되어가는 장면을 상상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쓰임을 다하고 방치된 물질이 비인간 생명의 새로운 둥지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바라보게 된다.
김의선은 그물망을 통해 서로 다른 물질들을 마주치게 하고, 자신과 타인의 작업 사이를 연결하는 환경을 만든다. 유기적인 재료 연구를 해오면서 예민하고 가변적인 재료를 주로 다뤄왔으며, 이번 작업에서는 묽은 흙이 철 섬유로 만들어진 망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서서히 건조되면서 조형을 형성한다.
흙은 그물망의 어떤 곳에서는 실타래처럼 가느다랗게, 다른 곳에서는 조금 더 두껍게 뭉쳐져 덩어리를 만들면서 유기체의 형태처럼 뻗어 나간다. 미세하고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이 장면에는 우리의 시각으로 충분히 감각할 수 없는 활동들이 내재된 느낌이다.
s.a.h는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이미지 과부하 시대의 폐허를 상상한다. 이들은 '유저에게 주어진 너무 높은 자유도로 인해 통제 불능 상태에 도달한 오픈월드 게임'을 제시하는데, 이를 인간에 의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점점 우리에게 불리한 환경이 되어가는 지구와 은유적으로 겹쳐 볼 수 있다.
이 게임은 다수의 사용자가 게임 속 세계에 자유로운 변형을 가하자 모든 키(Key)가 동시에 활성화되고, 결국 어떤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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