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얀 쾨혀만 가나아트 나인원서 국내 첫 개인전…18일까지

주변 환경과 소통하며 공공 설치 작업의 새로운 가능성 모색

"Big Snow 2024 MDF, acrylic glass, plastic, light, video with sound 43 x 54 x 35 cm 16.9 x 21.3 x 13.8 in" 가나아트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독일 뤼덴샤이드 출신의 작가 얀 쾨혀만(Jan K chermann)의 국내 첫 개인전 'I told you'가 서울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에서 18일까지 열린다.

주변 환경과 소통하며 공공설치 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 얀 쾨혀만은 독일 도심 곳곳에 그의 창조적인 직관을 보여주는 조형물을 설치해 왔다.

작가는 길게 뻗은 어두운 통로의 심연(Abgründe)과 그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물리적으로 실체화하고 연출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 또한 관객이 직접 그의 미니어처 세계 중 하나를 들여다보며 작품에 숨은 사적인 이야기에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종종 레퍼런스가 철저히 배제된 단순한 디자인의 상자에 작은 구멍을 뚫거나, 터널처럼 길게 뻗은 오브제 박스 안에서 영상을 통해 소리와 움직임을 연출하면서 가상의 공간이나 그가 머물렀던 장소에서 일어난 일상적인 상황을 재현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신작 'Hotel Piräus (Greece)'(2024)는 그리스 아테네 근처 호텔의 좁고 허름한 복도 끝에서 손님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움직이는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너머의 영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스의 극심한 빈부 격차나 근처의 좋은 레스토랑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음성을 재생한다.

반면 'Tenna-Trient (Italy)'(2024)는 수평으로 움직이는 고전적인 열차 객실의 모습을 재현한 신작이다.

이 작품은 무더운 여름날 오스트리아의 린츠와 빈을 오가는 기차 내부를 미니어처로 만든 것으로, 기차의 창문 위치에 설치된 미니 모니터에서 재생되는 영상을 통해 창문 너머의 녹지와 풍경, 산업 공장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최근 촬영한 바깥의 풍경과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열차 내부의 칸이 만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지의 시간과 과거가 교차된 듯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외에도 쾨혀만의 작업에는 창밖의 거센 눈보라가 보이는 황량한 방,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한 몽환적 공간 등 내부와 외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경계가 모호한 다양한 공간이 존재한다.

"Hotel Piräus (Greece) 2024 MDF, acrylic glass, plastic, light, video with sound 46.5 x 19 x 27 cm 18.3 x 7.5 x 10.6 in" 가나아트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