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혼자가 아냐"…덴마크 얼굴 없는 작가 허스크밋나븐 개인전

사비나미술관서 10월 27일까지

허스크밋나븐의 대형 벽화. 사비나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정체를 숨기고 작품만으로 소통하는 작가 허스크밋나븐(HuskMitNavn)의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 '더 빅 픽쳐스'(The Big Pictures)가 오는 10월 27일까지 서을 은평구에 있는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허스크밋나븐은 익명의 예술가로 유명하다. '허스크밋나븐'은 작가의 예명으로 덴마크어로 '내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라는 뜻이다.

재미와 즐거움을 넘어 아동 권리와 전쟁, 질병, 불평등, 차별 등 사회 문제를 다루며 능동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긍정의 메시지도 작품에 담는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관에 직접 대형 벽화를 그렸다.

벽화는 전시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공개되며, 전시가 끝나면 제거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유일한 그의 벽화인 셈이다.

허스크밋나븐은 벽화 외에 회화와 드로잉, 판화, 영상, 오브제 등 총 158점의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같은 작품들은 △일상과 창의적 연관성 △유머와 풍자의 묘미 △사회적 메시지 세 가지로 함축된다.

A4 용지 한 장을 찢고, 접고, 구부려 움직임과 공간감을 강조한 3차원(3D) 입체 드로잉은 종이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준다.

전시명은 허스크밋나븐의 예술적 비전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은 것으로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거시적 시각 △지속 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하는 능력 △불평등과 소외,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과 연대감을 강화하자는 다층적 의미를 지닌다.

그는 "나는 다른 예술 장르의 신비로움을 좋아해 미술보다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며 "항상 주변을 둘러보는 눈을 가지려 노력하고 주변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예술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스크밋나븐의 작업 모습. 사비나미술관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