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긴 하는데"…중저가 작품만 '불티'[상반기 결산-미술]
경기침체·고금리 기조 속 블루칩 작가 대형 작품 판매 주춤
경매 낙찰률 50% 아래로…잇따라 열린 아트페어 모두 '고전'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4년 상반기 국내 미술품 거래 시장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회사들의 낙찰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수준이며, 잇따라 열렸던 아트페어에서는 저가 작품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29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서울옥션과 K옥션, 마이아트옥션 등 8개 미술품 경매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총거래액은 약 9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3% 상승했다.
협회는 "지난해 대비 상승한 결과지만 미술 경기가 가장 좋았던 2022년과 비교하면 약 63% 수준으로 여전히 침체 국면"이라고 밝혔다.
낙찰률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기록과 비교할 때 처음으로 50% 아래로 주저앉아 가장 낮았다. 지난 5년간 낙찰률은 △2019년 65.8% △2020년 64.5% △2021년 65.4% △2022년 65.3% △2023년 52.1%이다.
작가 기준으로 낙찰총액 1위는 총 60억원어치의 작품이 판매된 김환기 작가가 기록했다. 지난 3월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3-Ⅴ-71#203(213.3×152.6cm)'이 50억원에 판매된 영향이 컸다.
김 작가의 작품은 총 22점이 출품돼 14점이 낙찰, 64%의 낙찰률을 보였다.
블루칩 작가의 낙찰 총액이 60억원에 머문 것도 미술시장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지난 5년간 연도별 낙찰 총액 1위 작가와 총액을 살펴보면 △2019년 김환기 약 145억원(낙찰률 70.59%) △2020년 이우환 약 61억원(78.26%) △2021년 이우환 187억원(86%) △2022년 이우환 200억원(75.5%) △2023년 이우환 72억원(54.03%)이다.
경매회사 중에서는 서울옥션이 낙찰총액 약 536억원, 낙찰률 49.27%로 두 부문 1위에 올랐다. K옥션은 약 249억원, 44.65%로 뒤를 이었다.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은 상반기 잇따라 열린 아트페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화랑미술제와 아트부산,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등 기존 아트페어에 아트오앤오, 화랑미술제 in 수원 등 신생 아트페어가 생겨나면서 미술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크게 성공한 아트페어는 찾기 어려웠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블루칩 작가들 작품은 판매가 어려웠고, 젊은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들은 인기를 끌었다"며 "9월에 열리는 프리즈 서울에서 작품을 구매하려고 컬렉터들이 기다린다는 의견도 있지만 예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반면, 경매 낙찰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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