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데 꽤 설레네, 현대음악"…'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7월 4일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예술의전당은 현대음악 시리즈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를 오는 7월 4일 오후 9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한다. 지휘자 최수열, 소프라노 황수미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주는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 TIMF앙상블이 맡는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는 현대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된 공연으로, 오후 9시부터 60분 동안 현대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이번 공연은 헬무트 라헨만과 진은숙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헬무트 라헨만은 악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독일의 작곡가다. 진은숙은 아시아인 최초로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번 공연은 헬무트 라헨만의 '구에로'로 포문을 연다. 피아노를 완전한 타악기로 재탄생시킨 이 곡은 일반적인 타건을 통한 피아노 음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아 신선함을 자아낸다.
이어 진은숙의 첫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퍼즐과 게임 모음곡'과 '구갈론-거리극의 장면들'이 연주된다.
'퍼즐과 게임 모음곡'은 영국의 동화 작가 루이스 캐럴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됐는데, 이 곡에는 작곡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곳곳에 스며 있다. 등장인물의 각기 다른 개성이 소프라노 황수미의 감각적인 음색과 현대음악의 실험적인 선율로 표현된다.
마지막 곡인 '구갈론-거리극의 장면들'은 2009년 진은숙이 낡은 주택가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즐비한 홍콩 거리에서 어린 시절 거리극을 떠올리며 작곡한 작품이다. 의도적인 선율의 엇갈림, 고음과 저음의 극단적인 넘나듦을 통해 복잡한 거리와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며 흥겨움과 서글픔을 동시에 드러낸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2014년 세계 권위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독일 본 극장, 비스바덴 헤센 주립극장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최수열 지휘자는 "음악의 본질적인 경계를 흥미롭게 무너뜨릴 이번 공연으로 현대음악에 대한 시선이 다양하게 변화하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작곡가의 음악 세계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현대음악이 더 이상 어렵고 낯선 장르가 아닌 재미있는 기호품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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