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과 보이스, 그 역사적 만남…'빛나는 그림자: 요셉 보이스의 초상'展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7월 27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오는 7월 27일까지 앤디 워홀의 개인전 '빛나는 그림자: 요셉 보이스의 초상'(The Joseph Beuys Portrait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이 보이스의 초상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 시리즈를 선보임으로써 워홀과 보이스의 역사적인 초기 만남을 재조명한다.
보이스의 초상화는 뉴욕 현대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런던 테이트 등 전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된 바 있으며, 일련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것은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1979년 독일의 한스 마이어 갤러리에서 개최된 전시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같은해 10월 30일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보이스 회고전을 비롯해 여러 차례 다시 만났다.
워홀은 자신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해 펠트 모자와 낚시 조끼를 입은 보이스의 상징적인 모습을 담았고, 이 이미지는 1980년부터 1986년까지 제작된 스크린 프린팅 초상화 연작의 근간이 됐다.
워홀은 다양한 크기와 형식으로 보이스의 강렬한 시선을 반복적으로 담았다. 워홀은 특유의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초상화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트라이얼 프루프, 라인 드로잉, 종이 작품에서 다이아몬드 가루를 활용한 작가의 초기 실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워홀과 보이스가 예술에 접근하는 미학적, 철학적 방식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지만 각자의 작품 전반에서 일상적인 사물과 이미지를 활용하고 더 나아가 낯설게 만든다는 점, 그리고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집념이 있었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보이스는 워홀에 대해 "그는 일종의 영(靈)적인 존재로, 영성을 가지고 있다"며 "앤디 워홀이 초상화를 통해 행하는 타불라 라사(tabula rasa) 즉, 관습적인 상징을 비워내고 깨끗이 하는 것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낸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저술가인 데이비드 갤러웨이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마치 아비뇽에서 두 명의 라이벌 교황이 마주한 것과 같은 의식적인 아우라가 감돌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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