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통한 영감, 무한 반복과 변주…'아그네스 마틴: 완벽의 순간들'展

강릉 솔올미술관서 8월25일까지…정상화 백색추상도 함께 전시

아그네스마틴, 완벽의순간들 전시 전경, 전시실 3-4. 솔올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강릉 솔올미술관은 오는 8월 25일까지 아그네스 마틴의 한국 첫 미술관 전시인 '아그네스 마틴: 완벽의 순간들'을 개최한다.

캐나다 출생의 미국 여성 미술가 마틴은 1950년대 이후의 미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영국 테이트 모던 관장을 역임한 프란시스 모리스 이화여대 초빙 석좌교수가 게스트 큐레이터로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마틴의 작품 54점을 소개하며 순수 추상을 추구한 그의 작업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그는 컬럼비아대 시절 선불교와 도교 사상을 접하고 이를 작업에 반영했다. 한국에서는 아방가르드한 실험미술과 단색화가 전개되던 시기다.

전시는 1955년 마틴이 구상회화를 벗어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출발한다. 이 시기 그의 작업은 유기적이고 생체적인 형태를 벗어나 원형, 삼각형, 사각형과 같이 좀 더 형식적이고 기하학적인 언어와 차분한 색상으로 옮겨간다. 1950년대 후반에는 대상의 재현과 모방이 사라지고 다양한 선과 격자 형태가 드러난다.

1967년 마틴은 뉴욕에서의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난 후 1974년 뉴멕시코주 시골 마을인 타오스에 은둔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200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년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한 그는 명상을 통해 얻은 '영감'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며 고유한 이미지를 찾아갔다.

'완벽함'을 추구한 마틴은 작품의 크기, 색상, 기법 등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그 안에서 선과 색을 무한 반복하고 변주하며 화면을 채웠다.

1977년에서 1992년 사이 제작된 회색 모노크롬 회화는 마틴의 전체 작업 중 가장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작품들로 손꼽힌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여덟 점의 회색 모노크롬 작품은 작가가 설정한 제한 안에서 형태, 색조, 질감의 무한한 변주를 생생히 드러내며 미학적 절정을 경험하게 한다.

한편, 마틴의 작품세계와 미학적 대화를 이어나가는 전시 프로젝트 '인 다이얼로그: 정상화'가 동시에 열린다.

이 전시는 수행성이 강조된 정상화의 기하학적 회화와 시적 감수성이 담긴 마틴 작품 간의 미학적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가장 절제된 정상화의 백색추상 대표작을 소개한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