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韓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1일부터 8월 4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1일부터 8월 4일까지 한국 근현대 자수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을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필드 자연사박물관, 일본민예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국내외 60여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근현대 자수, 회화, 자수본 170여점, 아카이브 50여점을 통해 19세기말 이후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시대 상황과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해 온 한국 자수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이 중에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 도쿄에 위치한 여자미술전문학교(현 여자미술대학)에서 유학해 자수를 전공한 한국 여성들의 활동상과 주사 작품도 포함된다.
한국 자수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 속에서 시대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전하는 고대, 중세 유물의 수가 극히 한정적인 탓에 흔히 '전통자수'로 불리는 작품 대부분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조선 시대 여성들이 제작하고 향유한 규방 공예로서의 자수이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자수의 변화상은 개항, 근대화 및 서구화, 전쟁, 분단, 산업화, 세계화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주류 미술사의 관심 밖에 놓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주변화된 자수 실천이 시대별로 어떻게 전개해 왔는지 총 네 섹션에서 살펴본다.
자수 실천에 변화의 조짐이 일어났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제작된 '전통자수'로 시작하는 1부 전시를 시작으로, 2부에서는 20세기 초 공교육과 전시를 통해 '미술공예'로 거듭난 자수 실천의 변화를 살펴본다.
이어 광복 이후 아카데미 안에서 진행된 소위 창작공예, 즉 현대공예로서 자수의 면모를 살피고, 마지막으로 한국전쟁 후 자수가 근대화, 산업화 시대에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산업공예로, 또 보존·계승해야 할 전통공예로 부각되는 과정을 살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국내외 여러 기관과 작가, 소장자, 연구자의 적극적인 협조로 만들어진 대규모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자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발하고 자수가 지닌 동시대적 의미를 미술사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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