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나는 평범하기에 매일 6시간 이상 연습"…멘탈 관리법은(종합)

"'쇼팽: 에튀드' 준비하며 하루 12시간씩 연습"
오는 6월, 서울·천안·대구·광주 등 전국 연주회

임윤찬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전 반 클라이번 콩쿠르 때와 비교하면, 당시에 저는 무척 딱딱했고 스스로 갇혀 있던 느낌이 있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여유도 좀 생겼다"고 했다.(유니버설뮤직 제공)

"'쇼팽: 에튀드'는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고 연습해 온 작품이기 때문에 10년 동안 제 속에 있었던 뜨거운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낸 느낌이 듭니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에 유학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은 19일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 발매 기념으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이 유니버설뮤직 산하 클래식 명문 레이블인 데카(Decca)와 리코딩 전속 계약을 맺은 뒤 발매되는 첫 앨범이다. 1929년 영국에서 설립된 데카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활약한 음반사로 유명하다.

임윤찬은 이번 앨범에 에튀드 작품번호 10번과 25번 전곡(全曲)을 수록했다. 총 24곡이다.

앞서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알프레드 코르토, 이그나츠 프리드먼, 요제프 레빈 등 내게 거대한 우주 같은 피아니스트들이 쇼팽 에튀드를 연주해 왔다"며 "이들처럼 근본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 "심장을 강타하는 연주자가 근본 있는 음악가"

임윤찬이 생각하는 '근본 있는 음악가'란 뭘까. 그는 두 가지 특징을 꼽았다. "먼저, 자신에 대한 깊은 믿음으로 두려움 없이 표현하는 사람"이라며 "두 번째는 연주자가 음을 치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듣는 이의)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연주는 시대가 내리는 천재 음악가들만 가능한 것 같다"면서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매일 연습하며 진실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겸손한' 피아니스트는 그래서 하루에 평균 6시간을 연습한다고 했다. 다만 이번 쇼팽 에튀드 앨범을 준비할 땐 매일 12시간씩 연습했다고 밝혔다. 첫 음을 누를 때 자기 심장을 강타해야 비로소 다음 음으로 넘어갔다고 임윤찬은 덧붙였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몰입해 읽은 책도 소개했다. 일전에 그는 리스트 곡을 연주하며 단테의 '신곡'을 거의 외우다시피 할 만큼 읽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즐겨 읽은 책은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다. 이 책에는 교육자로서의 쇼팽, 쇼팽의 외모와 연주, 말년에 이르기까지 쇼팽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 덕분에 (쇼팽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유니버설뮤직 제공)

◇ "손 상태는 이제 완전히 정상"…나만의 멘탈 관리법?

임윤찬은 손 부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2주를 쉬니 손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제 피아노 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무리하면 다시 아파질 수 있기에 조절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 이 때문에 런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등 예정됐던 5개의 해외 공연을 취소했다.

임윤찬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공연들을 할 수 없게 돼 마음이 아프다"라며 조만간 공연장에서 연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란 글을 올렸다.

손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음 주에 미국 볼티모어에서 공연이 있고, 오는 5월엔 스위스서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이어 6월에는 한국을 찾아 한 달 동안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연주회를 가진다.

이렇듯 빡빡한 공연 일정 가운데 분주해진 내면은 어떻게 관리할까. 그는 멘탈 관리법은 없다고 했다. "'힘들면, 그저 힘들구나' 하고 공연한다"며 "그냥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스무 살 청년의 선승(禪僧) 같은 답변이었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