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경매서 16개월만에 낙찰액 100억 돌파…아트페어도 웃을까

서울옥션, 3월 경매서 낙찰총액 114억 원 기록…2022년 11월 이후 처음
화랑미술제·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아트오앤오·아트부산 잇따라 개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1회 화랑미술제’ 프리뷰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국내 최장수 미술품 장터로 올해 41회를 맞이한 화랑미술제는 역대 가장 많은 156개 국내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백여 명의 작품 만여 점을 전시·판매한다. 2023.4.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해 침체기를 겪은 미술시장은 올해 반등할 수 있을까.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낙찰총액이 16개월 만에 100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같은 분위기가 화랑미술제를 필두로 하는 아트페어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옥션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개최한 '콘템포러리 아트 세일'(Contemporary Art Sale) 결과 낙찰총액 약 114억원(낙찰률 67.50%)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옥션에서 낙찰총액이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홍콩경매 이후 처음이다.

이번 경매에서는 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김환기의 전면점화 '3-Ⅴ-71 #203'이 가장 높은 낙찰가인 50억 원을 기록했다. 경매 전 최고 추정가인 8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내 작가 작품 중 모처럼 만에 수십억원의 낙찰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 작품은 1971년 작으로 한 화면에 흑색과 청색 등 네 가지 색깔이 띠 모양으로 그려진 대작이다. 김환기의 전면점화 중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점찍기 기법이 사용됐으며, 보기 드문 이국적 색조합으로 구성되어 희소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작가가 뉴욕 시기에 그린 가장 뉴욕다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창열의 1976년 작 '물방울'(100호 크기)은 9억 5000만 원에, 윤형근의 'Umber '90-66', 'Umber Ble'는 각각 7억 원, 6억 5000만 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정영주의 '사라지는 풍경 1119'를 두고서는 해외 전화 응찰과 국내 전화 응찰이 경합을 벌이면서 8000만원에 시작한 경매가 추정 최고가 1억 2000만 원을 훨씬 뛰어넘어 1억 7000만 원에 낙찰됐다.

김선우의 'Lily, Flower, Dance, Dodo'(낙찰가 5900만 원), 전광영의 'Aggregation 20-AU051 Star12'(낙찰가 5000만 원), 루이뷔통과 박서보가 컬래버한 'Artycapucines BB'(낙찰가 4400만 원) 또한 해외 응찰자들이 경합에 참여하며 높은 추정가 이상의 가격으로 낙찰됐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1년 이상 지속된 미술시장의 침체기가 이번 경매를 기점으로 반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4월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아트페어도 잇따라 열리는데, 지난해와는 다른 결과를 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먼저 오는 3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제42회 화랑미술제가 포문을 열면, 11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제13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가, 19일에는 서울 세텍에서 제1회 아트오앤오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또 5월 9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아트부산이 열린다.

미술계는 지난해 침체기의 극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Lot. 46, 김환기, 1913-1974, [3-Ⅴ-71 #203], oil on cotton, 213.3×152.6cm, 1971. 서울옥션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