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상히읗,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 韓 첫 개인전…4월14일까지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展

Michael Rikio Ming Hee HoAll things in the universe are made of pure energy, yet I’m still tired. 상히읗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갤러리상히읗은 오는 4월 14일까지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의 국내 첫 개인전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를 개최한다.

작가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대담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작가가 활용하는 이미지와 텍스트는 개별적인 관점에서는 각각이 도발적이고 대립적인 구도를 갖지만, 한 화면에 결합한 순간 모호한 복잡성을 띤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회화는 모두 입체적인 사각기둥 형태의 캔버스를 갖는데 캔버스 틀 안에 갇힌 듯 채워진 자연 풍경은 그 고유의 평온함과 대조되는 밀실 공포증 혹은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자아낸다.

호는 일련의 회화를 통해 정보 과부하와 공감 피로 시대에 살고 있는 인간의 조건에 대한 신랄한 성찰을 유도하고, '더욱더 단순한 세상'을 갈망하는 우리의 복잡다단한 마음을 마주하게 한다.

작가가 구현하는 3차원의 캔버스 형태는 그의 작업에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로 캔버스의 물리적 한계를 넘는 환영을 통해 마치 조각과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더 나아가, 작가는 열대 바다가 그리는 일몰의 고요한 아름다움부터 야자수가 가득한 삭막하고 광활한 사막까지 다양한 자연 풍경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삶의 질이 저하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물가 상승을 목도한 세대에게 다크 유머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요소가 됐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호의 작품 또한 우리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특유의 패배주의를 담고 있는 문구를 통해 이런 정서를 암시한다.

비극은 극도로 사소화되고 평범한 일상에 아이러니가 만연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호의 언어는 과거의 텍스트 기반 예술가들의 교훈주의를 넘어 점점 더 불확실한 세상에서 의미와 유머를 찾기 위한 우리 세대의 투쟁을 상징한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