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청만 얌전" vs "얼마나 더 소통하나"…'솔올미술관' 시작부터 삐끗?

김석모 초대 관장 "강릉시, 미술관 운영 방향 공유 안 해 답답"
올 하반기 강릉시에 소유권 넘어가…강릉시 "충분히 지원할 것"

강릉시 교동에 위치한 솔올미술관 전경.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강원도 강릉 교동에 들어선 공공미술관 '솔올미술관'을 두고 위탁운영자와 강릉시가 갈등하는 모습이다.

김석모 솔올미술관 초대 관장은 지난 19일 미술관에서 열린 개관식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미술계가 '솔올미술관'으로 들썩이는데, 단 한 군데 '강릉시청'만 들썩이지 않고 있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솔올미술관은 '백색건축'의 대가인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립한 '마이어 파트너스'가 설계하고, 개관 전부터 미술계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 작품을 선보일 만큼 미술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솔올미술관은 부지는 강릉시, 건물은 주변 민간 아파트 시행사가 소유한 형태다. 올해 하반기 시행사가 강릉시에 기부채납하면, 부지와 건물 모두 강릉시 소유가 된다. 현재 미술관은 한국근현대미술재단에 위탁해 운영되고 있다. 한국근현대미술재단은 솔올미술관이 설립되면서 만들어졌으며, 김 관장도 이 재단 소속이다.

미술계에서는 미술관 소유권이 강릉시로 넘어가면, 미술관 개관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재단과 김 관장의 역할이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을 갈등의 배경으로 꼽는 분위기다.

김 관장은 간담회에서 '작품을 소장하지 않는 미술관'을 지향한다면서 "강릉시가 (기부채납 이후)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지 공유라도 한다면 적극 도울 텐데 계획을 알 수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관장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 수 없지만, 강릉시는 미술관을 정상적인 미술관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작품도 소장하고 연구도 지원하는 미술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강릉시립미술관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솔올미술관'이란 명칭도 변경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관장직도 현재 강릉아트센터 소속으로 강릉시립미술관장직을 겸임하는 임기제 공무원 형태로 할지, 아니면 별도로 선발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릉시는 그동안 미술관 측과 충분한 소통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얼마나 더 소통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