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시도 '기대 만발'…무엇을 담아내고 제시할까 '관심' [신년특집-미술]
주요 미술관·갤러리의 올해 주요 전시 라인업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 2023년 미술품 거래 시장은 얼어 붙었지만, 갤러리·미술관·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 수는 증가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은 리움미술관의 최다 관람객 수를 경신했고, '에드워드 호퍼'전(展)은 지난 2019년 데이비드 호크니전에 버금가는 33만여명을 끌어모았다.
좋은 전시에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미술을 향유하는 인구가 늘고 그만큼 저변이 확대했음을 보여준다. 2024년도 좋은 작가들의 보고 싶은 작품들이 갤러리·미술관에 출격을 대기하며 미술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조경가 정영선 개인전'과 '아시아 여성 미술가'가 주목받는 전시로 꼽힌다. 오는 4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정영선 개인전은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이자 최초의 여성 조경가의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열리는 '아시아 여성 미술'전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아시아 여성 예술을 횡단 신체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국제 기획전이다. 아시아의 여성 작가 20~30여명이 참여한다.
과천관에서는 5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1960-70년대 구상회화'가 주목된다. 추상미술이 주를 이루는 시대, 1960~1970년대 구상회화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신선함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즘의 초석을 다진 이병규, 도상봉, 김인승을 비롯해 박수근과 황유엽, 박고석, 김태, 김영덕 등의 작품이 출품될 예정이다.
덕수궁관에서는 5월부터 8월까지 '한국 근현대 자수'전을 연다. 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자수'의 역사를 이신자, 김인숙, 김혜경, 박을복, 송정인, 장선희 등 작가 40여명의 작품으로 살펴본다.
◇ 리움과 호암
개관 20주년을 맞는 리움은 2월28일부터 7월7일까지 개관 이후 최대 규모의 전시를 진행한다. 리움 M2·M3를 넘어 로비와 데크에서도 소개하는 작품의 주인공은 필립 파레노. 그는 공감각적 전시형식을 실험하며 예술의 경험을 확장해 온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데이터 연동, DMX,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시노그래피로 예술과 전시의 형식과 경험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키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9월5일부터 12월29일까지는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그는 기술과 생물학을 융합하고 감정, 정치성, 비인간 지능을 탐구하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꽃 피는 봄에는 호암에 가자. 호암미술관은 3월26일부터 6월16일까지 '여성과 불교'전을 개최한다.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젠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기획전으로, 여성이 불교미술 후원과 제작의 주요 주체임을 밝히고 불교미술에 재현된 여성 이미지의 의미를 찾는다. 호암에 따르면 국제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해외 소재 불교미술 명품이 총출동한다.
9월3일부터 내년 1월19일까지는 구상회화의 전통과 파스텔화의 일시성을 연동시키며 전형적인 재현 방식을 갱신하고 시대적으로 재맥락화하는 니콜라스 파티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을 연다.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과 북서울, 남서울, 미술아카이브 등 전관에서 소장품 주제 기획전을 8월 개최한다. '연결'이라는 기관 의제를 장르적, 매체적, 시간적, 세대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고찰한다.
서소문본관에서는 4월 애플 신사옥을 설계한 영국 거장 건축가 '노만 포스터 개인전'을, 12월에는 김성환 작가의 국내 국공립미술관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미술아카이브에서는 5월부터 8월까지 강홍구 작가의 불광동 작업 컬렉션과 새로 수집한 은평 뉴타운 작업 컬렉션을 아카이브의 차원에서 조망하고 전개하는 '도시-서울-나누기'를 만날 수 있다.
◇ 국제갤러리
국제는 5월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회퍼는 50여년 동안 도서관과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적 공공장소를 정밀한 구도와 디테일로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그가 팬데믹 기간 보수 중이던 건축물 및 과거에 작업한 장소를 재방문해 작업한 신작들을 선보임으로써 전인류적 역경을 희생과 쇄신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3월19일부터 4월말까지는 강서경 작가와 김윤신 작가의 개인전이 동시에 개최된다. 강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염색된 울 및 실크로 구축한 회화가 벽면을 수놓고, 천장과 바닥에는 브론즈 캐스팅으로 제작된 신작 조각이 설치될 예정이다. 김 작가의 개인전은 그가 제작해 온 나무조각 및 회화작품으로 다채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이밖에 △김홍석(서울, 2월1일~3월3일) △김용익(부산, 3월 중순) △수퍼플렉스(서울, 5월말~7월초) △김영나(부산, 5월) △마이클 주(서울/부산, 8월) △함경아(서울, 9월) △빌 비올라(11월초, 서울) △박진아(서울, 11월)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 갤러리현대
갤러리현대는 오는 5월 신관에서 한국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 화백의 작고 3주기 회고전을 개최한다. 김 화백은 물방울을 통해 회화의 본질을 독창적으로 사유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현대와 함께하는 15번째 개인전이다.
7월에는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일상의 오브제를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켜 온 이슬기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그는 일상의 오브제에 속담, 주술 등 민속적 요소들을 공예 장인들과 협업을 통해 현대적 조형 언어로 변환한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김기린(6월, 본관)과 존배(8월, 신관), 곽덕준(8월, 본관), 로투스 로리 강(10월, 신관) 등의 전시가 잡혀 있다.
◇ 아트선재센터
개인전과 기획전 등 총 11건의 전시를 준비하는 아트선재센터의 올해 가장 주목할 전시는 오는 8월16일(10월27일까지) 시작하는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부터 작가가 진행해 온 'Speculations'시리즈를 집대성하며 인간과 사회 그리고 우주에 대한 숙고와 추론, 새로운 가설이나 제언을 함축한다. 아울러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전개되는 미래에 대한 은유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와 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작가의 작업세계의 원형과 사유의 과정을 탐구하며 작가의 삶과 지구에 대한 성찰적 태도를 드러낸다.
아트선재는 올해 주목하는 한국의 젊은 작가로 우정수와 이요나를 꼽았다. 회화적 서사성의 새로운 언어를 모색하는 우정수와 공간과 사물에 대한 장소 특정적 개입을 시도하는 이요나의 신작을 통해 한국 젊은 작가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두 작가의 전시는 5월21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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