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는 사랑에 대한 고백"…고경애 개인전 '곁에서 보내는 안부'
피비갤러리에서 12월30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삶에서 가까이 관계하고 있는 인물과 정물, 자연 등 일상적 대상을 회화작업을 통해 꾸준히 기록해 온 고경애 작가의 개인전 '곁에서 보내는 안부'가 피비갤러리에서 12월30일까지 열린다.
피비갤러리에서의 첫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일상적 소재를 통한 삶의 기록을 꾸준히 이어가면서도 작품 속 대상을 대하는 태도와 작가의 감정적 시점(視點)이 변화했음을 신작을 통해 알린다.
전작에서는 맞닿고 있는 '주변'에 대한 감정적 몰입으로써 작품이 완성됐다면, 이번에는 '나'와 '주변'을 분리하고 일정한 거리에서 그들의 감정과 존재를 바라보는 '관찰자' 시점으로 일상적 소재를 탐구해 나간다.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식의 성장, 배우자의 감정 등 작가와 가장 밀접한 대상에게 일어난 복합적 변화를 경험하는 데, 이런 사건들은 켜켜이 쌓여 작가의 감정적 시점이 '관찰자'로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의 '관찰자'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방치, 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그 대상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절망, 아름다움과 추함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는 '보살핌'의 의미에 가깝다.
그런 심상 때문인지 이번 신작에서는 인물의 옆에서 바라보는 듯한 시점을 가진 작품이 많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여성 누드화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가 이뤄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지난해 가을부터 여성 누드에 관심을 두고 작업으로 담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누드는 사랑에 대한 고백이다. 나의 자아는 그곳에서 출발한다"고 작업노트에 기록할 만큼 자신의 여성 누드화가 '하나의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한 생명체로서 사랑받고 싶은 인간 본질의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해 그의 누드화는 마치 도자기처럼 결점 없이 매끈한, 영원성을 담은 고정적 회화가 아니라 늙고 나이가 들어 언젠가 죽는, 생명체로서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유동적 회화이다.
고경애는 한양여대에서 도자기공예를 전공한 후 2005년 일본으로 건너가 주센다이 대한민국총영사관 직원으로 근무할 당시 독학으로 유화를 공부했다. 일본에서 네 번의 개인전, 총영사관에서 두 번의 2인전을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2016년 갤러리로얄에서 첫 개인전을 연 후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며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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