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과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장종완 개인전 '골디락스 존'

파운드리 서울서 10일부터 23일까지

장종완, 식물성 로맨티스트 (A Veggie Romantist), 2023, Acrylic gouche on linen, glitter, 227.3 x 181.8 cm. 파운드리 서울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파운드리 서울은 오는 10일부터 23일까지 장종완 작가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을 연다.

전시명은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에 등장하는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소녀가 아기 곰의 접시에 담긴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고 기뻐했던 것처럼 '골디락스 존'은 이상적이고 최적인 경제상황을 뜻하는 경제 용어이자 '행성이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 주변의 구역'을 가리키는 천문학 용어로 사용된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지만 개념 자체는 그다지 낯설지 않다는 점에서 골디락스 존은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 작업과 그것에 담은 메시지의 특성을 닮았다.

영생과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 환각, 죽음 등 식물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2019년부터 자연의 이미지를 소재로 작업을 진행해온 장종완은 이번 전시에서도 식물과 농업을 중심 소재로 사용한다.

작품들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식물, 농업, 녹색의 개념을 품은 여러 이야기를 한 화면에 결합해 공상과학(SF)적 아름다움을 구축하는 동시에 기괴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인공적으로 변형되고 정복된 자연의 풍경을 담은 화면 속에서 식물은 '세상 곳곳에 심어져 지구를 정복할 기회를 엿보는 존재'가 되고, 농업은 '야생의 자연을 굴복시킨 농부'를 진정한 정복자로 탈바꿈시키며, 녹색은 '외계인의 피와 핵발전소 내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킨다.

이렇듯 장종완의 작품은 이샹향의 세계를 마냥 아름답게 묘사하는 대신, 그 풍경이 내포하는 기괴하고 뒤틀린 인간 욕망의 민낯을 드러낸다.

장종완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개인전을 열고 단체전에 참가하는 등 서울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종완, 서로 (Go West), 2023, Acrylic gouche on linen, pigment, glitter, 227.3 x 181.8 cm. 파운드리 서울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