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차별의 경계를 허물고 희망을 찾다…'바라보다'展
슈페리어갤러리, 백지혜·정연연 2인전 개최…11월9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슈페리어갤러리는 오는 11월9일까지 백지혜·정연연 작가의 2인전 '바라보다'를 개최한다.
백지혜는 전통 채색화, 특히 초상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연구자이자 예술가이다. 그는 조선시대 초상화를 오랜 시간 연구하고 체득해 자신의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시대에 대부분 남성을 위한 그림이었던 전통 초상화를 작가는 '소녀'라는 대조적인 인물로 표현한다. 전통 초상화 기법의 특징인 맑은 피부 표현을 '여성적 감수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림 속 소녀는 작가의 감정적 자아로, 그는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소녀의 표정과 몸짓 속에 투영한다. 여성적 감수성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소녀라는 대상은 감정의 주체로서 작가를 대변하고 있다.
정연연은 줄곧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차별 문제 혹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보편적인 상식 등에 관해 이야기해 왔다.
수수께끼 같은 그의 작품을 읽어 낼 수 있는 단서는 원색적인 색깔, 여러 모양의 패턴 그리고 작품 곳곳에서 발견되는 드로잉이다.
열린 구조로 된 무대인 작품 속 여성은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말을 건네고 연기하는 작가의 페르소나이다. 이들은 많은 이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익명의 사람들의 욕받이가 되는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지닌다.
더불어 이들은 여성성을 강요받으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 여성들의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두 작가는 인물화 작업을 통한 끝없는 바라보기로 조용히 차별의 경계를 허물고 희망을 찾아보고자 한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