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 가운데 움직임,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정중동'展

소마미술관 신소장품전…2024년 2월18일까지

김태, 무제, 1979, 종이에 콩테, 39 x 25.3 cm (소마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소마미술관은 2024년 2월18일까지 신소장품전 '정·중·동'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몸을 매개로 예술과 삶을 바라보는 소마미술관의 기조에 따라 몸과 인물, 그것의 연장선에 있는 자연과 풍경을 다룬다.

제1전시실은 김태의 인물화와 이만익의 초기 드로잉, 그리고 류인의 조각 작품으로 구성된다.

김태의 누드와 인물화들은 그가 천착한 구상화의 근간을 이루는 특유의 묘사력과 치밀한 구성력의 원천을 보여주며 작업에 헌신하는 작가로서 구도자적 마음가짐을 드러낸다.

이만익의 초기 드로잉은 젊은 작가의 확신에 찬 필력을 유감없이 드러냄과 동시에 그가 살아 나간 시대의 모습과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류인의 1984년작 '파란 1'은 빼어난 동세를 품은 묘사적 인체가 상상적 공간과 관계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은 이만익이 서울올림픽의 개폐회식을 기념해 제작한 특별 시리즈가 전시된다. 이만익은 서울올림픽 미술감독으로 헌신한 바 있다.

한 편의 설화와 같이 구성된 20여점 연작은 한국인이 공유하는 의식과 정서, 세계관을 명약관화하게 표현한다. 이렇게 확장된 한국인의 정체성은 세계로 열린 인류 화합의 자리에서 그 존재를 확고히 드러냈다.

제4전시실은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는 신체와 의식, 자연과 풍경을 다룬다. 전윤정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 현상들을 노동 집약적 과정을 거치며 추상화하고, 정헌조는 존재와 인식의 문제를 서로 상대되는 개념과 행위를 병치하고 반복하며 사색한다.

하태범은 매스미디어가 전하는 고통의 스펙터클을 소비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표백된 흰색의 사진 작품을 통해 재현한다. 김병호는 극단적으로 가공된 물질을 제시함으로써 현대 문명의 질서와 논리를 구현한다.

강경구는 특정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실존적 인간의 모습을 과감한 필치로 그려내고, 지희킴은 신체에 얽힌 관념과 신화를 파편화하고 재배열 함으로써 그 의미를 유동화시킨다.

김태의 풍경화들은 그가 확립한 그만의 양식을 통해 표현된 것들로 일가를 이룬 치밀한 표현과 구성 외에도 그의 회화에의 부단한 도전과 성취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