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은 보기 번화하고 듣기 신기하다"…1884년 한글가사를 전시로 풀었다

국립한글박물관 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 2월12일까지

한양가 목판본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산거사가 1844년 지은 한글가사 '한양가'를 바탕으로 과거 한양과 현재 서울을 조명하는 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가 2024년 2월12일까지 서울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영수)에서 열린다.

지난 달 27일 개막한 이번 특별전은 한양가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고려 가요, 조선 초기 경기체가, 조선 후기의 시와 가사 등 수도 한양을 다룬 다양한 문학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말글의 관점에서 ‘한양가’의 가치를 조명하는 최초의 전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한양가’에 묘사된 조선 후기 한양의 여러 공간을 청계천의 광통교애서 시작해 거니는 것처럼 전시장을 구성했다.

'한양가'(漢陽歌)는 조선 후기 수도 한양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본 듯 그려낸 한글 가사다. 묘사가 매우 생생하고 내용이 흥미로워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상업용 출판물인 방각본으로도 간행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문헌자료에 등장하는 실제 대상을 직접 보여주는 타 박물관 전시와 다르게 ‘한양가’의 문장과 단어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이 우리말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양가’에 나타나는 직업명과 물건명 등 다양한 우리말 어휘를 통해 당시의 삶과 문화를 3구역으로 나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1부 아름다운 수도 한양을 노래하다'는 한글로 노래한 서울 문학 작품을, 고려가요에서부터 한산거사의 한양가에 이르기까지 소개하고, 한양가가 등장하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관련 유물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활기차다 한양 거리, 번화하고 신기하다'는 한양가의 내용에 따라 전시장을 구성하고, 왕의 공간 궁궐에서부터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 풍경 등을 관련 유물 및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3부 변화하는 수도 서울, 힘차게 나아가다'는 한양가 이후의 서울 관련 문학 작품을 비롯해 사진 및 지도, 서양 서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끊임없이 도약하는 수도 서울의 모습을 소개했다.

오는 13일에는 전시 연계 학술대회 '‘한양가’로 그려낸 조선 후기 한양'가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다. 문학, 국악, 역사, 복식사, 미술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조선 후기 한양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아낸 한글 노랫말의 가치를 조명할 예정이다.

국립한글박물관 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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