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 생과 시간의 흔적…나점수 '含處, 머금고 머무르다'展

더페이지갤러리서 6월30일까지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나점수 작가의 개인전 모습. (더페이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페이지갤러리는 오는 6월30일까지 나점수 작가의 개인전 '含處(함처), 머금고 머무르다'를 연다.

작가는 지난 30년간 탐험과 예술의 여정을 거듭하며 세계 각지에서 인도하는 풍경, 공기, 토양을 감상하고, 그 순간들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그의 추상 조각들은 얇은 종잇장부터 전시 공간에 자라난 듯한 통나무로 만들어진 작품까지 다양한 질량을 아우른다.

나점수의 작품이 지탱하는 '물질의 위치'는 생과 시간의 흔적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다. 언어와 구조적 표현의 가능성과 한계를 고려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른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있는 물체들이 옮겨져 온 상태, 즉 생긴 그대로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한다.

접합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질료의 물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놓이기까지 시간을 머금고 있다. 한 올까지 살아있는 표면은 수천번의 톱질과 수만번의 끌질, 그리고 본래의 근원을 동시에 내포하며 긴장감 있게 공명한다.

자연과 인간, 생명의 순환, 기억과 표현의 한계, 그리고 언어와 진실성에 대한 개념을 포함하는 다양한 작품 세계를 구현해 온 그의 작품은 다층적인 연관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재료들이 보여주는 특별한 민감성은 소박하고 미니멀리즘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으나 그 울림은 작지 않고 강력하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