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말기 알박기' 논란 종료…문체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의원면직'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16건의 위법·부당 업무처리가 확인된 가운데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23년 전시 및 중점사업 언론공개회에서 문체부 감사와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2023.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을 18일자로 의원면직하고 이를 누리집에 게시했다.

윤범모 전 관장은 지난 10일 박보균 문체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밝힌 바 있다. 그의 사퇴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은 박종달 기획운영단장이 직무를 18일부터 대리한다.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은 개방형 계약직 고위공무원 가급이며 임기는 3년이다. 윤 전 관장의 임기는 2025년 2월24일까지지만 새로 선임될 관장은 임명일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다. 문체부 장관은 인사혁신처가 추천한 최종후보를 놓고 관장을 임명한다.

윤 전 관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2월 임명됐다. 미술계에서는 당시 윤 관장의 임명을 두고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는 미술관장 공모 과정에서 역량평가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재평가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최종 후보 3명 중 유일하게 역량평가를 통과했던 이용우씨는 탈락했다. 이씨는 입장문을 내고 "공개 모집 제도가 비공정성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말기이자 제20대 대선을 채 한달도 남기지 않았던 지난해 2월25일 재임명, 2025년 2월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해 3월 정권이 교체되면서 그의 임기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고 '알박기'라는 말이 뒤따랐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정부의 '알박기' 인사를 비판하며 윤 관장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문재인)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재임용됐다"며 "언론에서도 전형적인 '알박기'란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로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이다. 같은당 이용호 의원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윤 관장이 재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여당의 강도 높은 압박과 직장 내 괴롭힘, 부당 인사 논란 등을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문체부는 지난 1월9일 결과를 공개하면서 16건의 위법·부당 업무 처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윤 관장이 기관장으로서의 직무를 소홀히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윤 전 관장은 다음날인 10일 기자들과 만나 "감사 지적을 당해서 안타깝다"면서도 "열심히 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윤 관장의 의원면직에 따라 관장과 학예실장이 동시에 공석인 상황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의원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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