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성악가들이 펼치는 판타지 영화 같은 오페라 '마술피리'

서울시오페라단, 30일부터 나흘간 공연
황수미·김건우 등 대표 성악가에 현실감 있는 영상미 더해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 연습 공개 현장.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쪽으로 가면 광화문. 저쪽은 경복궁. 그럼 여기는 어디겠어?"

"세종문화회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연습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와 '파파게노' 역을 맡은 테너 김건우, 바리톤 김기훈이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자 곳곳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모차르트 최후의 역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마술피리'가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유럽과 국내 무대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급 성악가들의 출연과 영화 같은 무대 연출로 오페라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작품이다.

'마술피리'는 오페라가 이탈리아어로만 만들어지던 시기에 독일어로 쓴 희극 오페라(징슈필)다. 이번 공연에서 배우들은 아리아 등 노래를 제외한 중간 대사를 한국어로 전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 연습 공개 현장.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연습 공개 현장에서 "현대적인 색깔을 입혀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의 딸인 '파미나'를 악당에게서 구출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을 위해 톱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인공 '파미나' 역에는 소프라노 황수미와 김순영, '타미노' 역에는 테너 박성근과 김건우가 출연한다. 감초 역인 '파파게노'는 바리톤 양준모와 김기훈이 맡았다. 이들은 '훌륭한 동료와 공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우승자이자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황수미는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 출연하는 첫 오페라다.

그는 "독일에서 오페라 가수로 데뷔한 역도 '파미나'라 내겐 소중한 작품"이라며 "영상이 더해진 새로운 연출로 만날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독일 하노버 극장에서 주역가수로 활약 후 지난해부터 연세대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테너 박성근은 "유럽의 선진 극장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견고하고 잘 준비된 제작환경에 감동했다"며 "'마술피리'를 통해 관객이 매우 큰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 연습 공개 현장.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관하는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 중인 김건우는 "한국 동료가 그리웠는데 우리말로 작업하는 기회를 얻게 된 것 자체가 기쁘다"고 전했다.

'마술피리'의 연출을 맡은 조수현은 주로 연극과 뮤지컬 공연의 무대·영상 디자이너로 활동해왔다. 그는 작품이 가진 동화적인 요소를 무대에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혜진 단장은 "관객들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대 영상으로 유명한 조수현 연출과 작업하게 됐다"며 "3D 영화를 보듯 현실감 있는 오페라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