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인수' 소더비 비전 발표엔 빠졌다…신규 서울사무소 개설에 힘실었다

한국진출 공식화…새 비전 담은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50년' 8일 유튜브 공개

50 Years New in Asia: A Legacy of Five Decades and a Vision for the Future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일창 기자 = 세계적 경매사 소더비가 신규 사무소를 서울에 개소하겠다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술계에선 소더비가 서울옥션(063170)의 인수를 완전히 접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신규 사무소의 개소 쪽으로 대세가 기울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더비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50년: 50년의 유산과 미래 비전'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1970년대 홍콩 사무소 개설부터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 등이 담겼다.

소더비 관계자는 영상의 2분27초부터 비전을 밝혔다. 그는 "우리 고객이 소더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길 원한다"며 "우리는 남한에 신규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고 2024년 홍콩에 2만4000피트 규모의 경매장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사무소'(a New Office)는 서울 광화문을 배경으로 언급됐다. 미술계에선 해당 발언이 서울옥션의 인수를 암시하기에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해석했다. 그보다는 소더비가 서울옥션의 인수를 타진했다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서울사무소 개설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소더비 서울사무소'의 개소 여부는 홍콩이 정치적으로 암울해진 이후부터 꾸준히 예측됐기 때문이다. 또한 소더비는 1990년 4월 외국계 경매사로는 가장 먼저 한국에 상륙했으나 2000년대 초에 철수한 경험도 있다.

인수합병 논의가 조심스럽다는 것은 이호재 회장의 발언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가나아트센터 개관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소더비가 관심을 보인 건 맞다"며 "성급하지 않게 서로 윈윈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매각 논의가 더딘 이유에 대해 코로나 이후 미술시장의 위축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미술계에서는 소더비의 결정이 신세계백화점과의 전례와 유사한 사례라고 이해하고 있다.

신세계는 2021년 12월 서울옥션 주식 85만6767주를 약 280억원에 취득해 지분 4.8%를 보유한 상태에서 인수를 논의하다가 견해를 좁히지 못해 포기한 바 있다.

한편, 서울옥션은 지난 10일 인수합병이 확정됐다는 보도 이후 시가대비 15.3%가 오른 2만48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는 조회공시 이후에 2만200원까지 급락해 -6.05%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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