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온 파리 오페라 발레 "지젤, 佛 낭만 발레 이상적으로 구현"
'지젤' 8~11일 LG아트센터 서울 공연
실력파 '에투알' 5명 내한…한국인 강호현도 출연
- 조재현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은 프랑스 발레를 이상적으로 구현하는 작품입니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최정상의 기량과 명성을 보유한 파리 오페라 발레가 30년 만에 내한해 상징적인 레퍼토리 '지젤'을 선보인다.
지난 3~4일 대전 공연을 마친 파리 오페라 발레는 오는 8~1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지젤'을 5차례 공연한다.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 발레의 특징은 다양한 기술의 변형을 통한 감정의 표현인데, '지젤'은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내한은 1993년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 '지젤' 이후 30년 만이다. 파리에서만 연간 190회의 공연을 소화하는 탓에 해외 투어를 진행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30년 전 공연 당시 '프리미에 당쇠르'(제1무용수)로 한국 관객과 만났던 특별한 인연이 있다.
'에투알'(수석무용수)로 은퇴한 후 지난해 12월 파리 오페라 발레의 신규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그는 "30년 만에 무용수에서 감독으로 다시 한국을 찾게 돼 남다른 공연이고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안무하고 아돌프 아담이 음악을 입힌 '지젤'은 낭만주의 시대가 배출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파리 오페라 발레가 1841년 6월 파리 르펠르티에 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예술적·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발레단의 상징적인 작품이 됐다.
이후 여러 안무가에 의해 변주됐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공연은 원작에 기초해 파트리스 바르와 외젠 폴리아코프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이번 공연엔 120명의 단원이 함께한다. 무용수 70명 외에 분장, 무대장치, 치료 등을 담당하는 단원 50명도 동행했다.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파리 공연과 같은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며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리 오페라 발레의 솔리스트 등급인 '쉬제'로 승급한 한국인 단원 강호현도 참여한다. 현재 파리 오페라 발레서 활약하는 한국인 정단원은 강호현을 포함해 3명이다. 에투알 박세은은 출산으로 인해 오지 못했다.
솔리스트와 군무 무용수로 무대에 오르는 강호현은 "30년 만의 내한에 한국인으로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다음에는 3명의 단원이 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투알 5명이 주역 '지젤'과 '알브레히트'로 출연한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지젤 역의 도로테 질베르는 "무용수들의 개성과 기술 성숙도가 공연에서 드러나기에 각기 다른 지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은 한국인 단원을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무용수들이 있어 파리 오페라 발레가 더 풍성한 공연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레는 무용수의 몸을 통해 감동을 전달하는 예술이라 국적은 상관없어요. 발레가 일종의 국제적인 언어죠. 다양한 문화권의 무용수가 입단하면 프랑스 스타일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통해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무용수로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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