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에 가려진 서민들의 무력한 삶…연극 '만선' 3월 개막
국립극단, 2년 만에 재공연…김명수·정경순 등 출연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196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진 서민들을 그린 연극 '만선'이 돌아온다.
국립극단은 '만선'을 오는 3월16일부터 4월9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1일 밝혔다.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7월 초연했다. 천승세 작가에게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으로,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국립극단은 2020년 70주년 기념작으로 심재찬 연출과 함께 이 작품을 제작했고, 1년 뒤 무대에 올렸다.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빚을 갚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과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향한 고집스러운 자부심 탓에 파멸해가는 가정의 처절한 모습을 동시에 그려낸다.
극의 배경인 어촌마을과 바닷가의 비바람을 실감 나게 구현한 무대는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이태섭 무대디자이너의 작품이다. 극 말미 무대에 휘몰아치며 내리는 비는 공연의 백미다.
평생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 역에는 김명수와 정경순이 초연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여기에 김재건, 김종칠, 박상종 등 관록 있는 배우들과 황규환, 문성복, 강민지, 성근창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새로운 배역을 맡아 세대를 초월한 연기 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심재찬 연출은 "올해 공연에서는 음향, 조명, 무대 등 디테일을 조금 더 발전시켜 사실주의 희곡에 충실한 무대 연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간은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운영된다. 3월26일 공연 후에는 연출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도 진행된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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