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백자' 보고 '장욱진·김환기' 감상…'적막감' 호퍼展까지

주요 미술관·갤러리들 내년 전시 계획…호퍼, 국내 첫 대규모 전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새롭게 조성한 '분청사기·백자실'에서 '달항아리'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봤을 법한 '밤을 지새는 사람들'(Nighthawks)의 작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대규모 전시가 내년 국내에서 열린다.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한 장욱진(1917~1990),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1913~1974) 회고전 등도 많은 미술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6일 미술계에 따르면 서울시립미술관은 2023년 4월20일부터 8월20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Edward Hopper: On the Road)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현대미술사의 주요작가 호퍼의 회화와 드로잉, 아카이브 등을 선보이는 국내 첫 개인전으로 서울시립미술관과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공동 기획이다.

호퍼의 '자화상' 등 15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며, 호퍼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풍부하게 보여주는 '산본 호퍼 아카이브'(Sanborn Hopper Archive)가 포함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내년 1월 한 해 전시 계획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대중에 가장 유명한 호퍼의 '밤을 지새는 사람들'(Nighthawks)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에드워드 호퍼'전(展)에 전시된 '모닝선'(Morning Sun). 김일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6월부터 10월까지 장욱진 회고전을 개최한다. 장욱진은 가족과 집, 자연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그린 듯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30대의 나이에 한국전쟁을 겪으며 평화롭고 서정적인 이상향을 작가 본인만의 간결하고 힘있는 화풍으로 표현했다. 60대에 접어들면서는 보다 추상적인 면모가 강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장욱진의 삶과 작품이 집대성해 관람객들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 호암미술관은 2023년 4월부터 김환기 회고전을 연다. 호암미술관 재개관 이후 처음 여는 대규모 전시다.

회고전에는 리움미술관의 '영원의 노래',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의 '여인들과 항아리', '우주' 등 김환기의 명작 90점이 한자리에 펼쳐질 예정이다.

장욱진 작 '아이들' (울산문화예술회관 제공) ⓒ News1

김환기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그의 작품들은 미술 경매시장에 나올 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일반인뿐 아니라 미술 애호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S2A에서 열린 김환기전에는 2019년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약 132억원에 낙찰된 '우주'가 전시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글로벌세아 그룹 김웅기 회장 소유로, 전시를 위해 김 회장이 무상으로 대여했다.

같은 재단 소속 리움미술관에서는 2023년 2월28일부터 3개월간 '조선백자' 전(展)을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2012년 재개관 이후 리움미술관에서 여는 첫 고미술 기획전이다.

리움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국내 8개 기관과 일본 6개 기관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에는 국보가 10점, 보물 21점이 포함돼 국가지정문화재 조선백자의 절반 이상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1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 '갤러리현대 50주년 전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환기 화백의 '우주'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리움에서 조선백자의 풍요로움과 너그러움을 충분히 느낀다면, 이어질 장욱진·김환기 회고전에서 이들의 작품을 한층 더 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갤러리는 2023년 9월 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 아니쉬 카푸어(1954, Anish Kapoor)의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유화를 활용한 카푸어의 신작들은 무언가 실재하는 상태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블랙 조각들은 이러한 존재를 부정하며 형태의 무력화와 대상의 해체를 묘사한다.

이번에도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돌, 왁스, 피그먼트 등 자신을 상징하는 재료적 언어의 한계를 시험하는 동시에 극복하고, 사물 표면의 생성과 파괴를 탐구함으로써 연상적이며 시적인 '사이성'(in-betweenness)에 대한 고찰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