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치료제도 없다"…노로바이러스 무섭게 확산, 5년새 최다
질병청, 설 대비 비상 방역체계…"위생수칙 준수"
독감, 겨울방학 기점으로 2주 연속 급감 '안정세'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겨울 불청객'이라고 불리는 노로바이러스 확산세가 매섭다. 보통 노로바이러스는 1월 초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돌아서지만 올해는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5년 중 최다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섭게 확산하던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겨울방학 시즌이 시작되면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2주 연속 환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셋째주(14~20일) 전국 210개 장관감염증 표본감시사업 참여의료기관에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는 427명으로 전주 대비 약 19%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 수인 255명에 비해서도 약 1.7배 높은 수치다.
발생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 17~23일(51주) 214명→52주 279명→2024년 1주 340명→2주 36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1월 초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지만 올해만큼은 환자 수가 계속 폭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가 예년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12월부터 퍼지기 시작해 1월 초에 정점을 찍는데 올해는 계속해서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지독한 바이러스라고 불릴 만큼 감염력이 강하다. 면역 유지 기간이 매우 짧아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해도 다시 감염되기 쉽다. 또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사흘간 살아있고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복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생굴(석화)와 같은 어패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지만 환자와 접촉하거나 비말, 분변을 통해서도 옮기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약 사흘간은 감염력이 유지돼 등원, 등교, 출근 등을 자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질병청은 다가오는 설 명절에 대비해 비상 방역 체계를 조기 가동해 더 큰 확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비상 방역 체계가 가동하면 전국 보건기관은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하고 관내 보건의료기관 및 약국, 보육시설,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홍보와 적극적인 신고 독려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는 백신,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을 막기 위해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며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고, 가족 중 환자가 발생했을 때 생활공간을 분리하는 등 행동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독감 환자 수는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사상 유례 없는 확산세를 보였지만 환자 수가 2주 연속 급감하면서 이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3주(14~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36.9명으로 전주(44.8명) 대비 17.6% 줄었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지난달 3~9일(49주) 61.3명으로 전무후무한 환자 수를 기록한 뒤 50주 54.1명→51주 43.3명→52주 49.9명→2024년 1주 51.9명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1월 2주차 44.8명→3주차 36.9명으로 2주 연속 환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그 어떤 연령대보다도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던 7~18세 학생 연령층의 환자 수는 더욱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7~12세의 경우 49주(12월 3~9일)엔 유행기준(6.5명)의 약 18배인 120.1명까지 치솟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12월 마지막주 100.2명→2024년 1주 93.3명→2주 83.7명→3주 77.4명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13~18세도 비슷한 양상이다. 49주 133.4명으로 유행기준의 약 20배를 기록했으나 12월 마지막주 123.3명→2024년 1주 116.7명→2주 96명→3주 56.6명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매년 겨울방학 직전에 환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뒤 방학을 기점으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며 "이제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에 돌입하면서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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