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위를 타는 당신, △△△ 때문일 수 있다” [헬스노트]
근육량 적고 혈액순환 잘 안 돼도 발현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왔어, 이렇게 추운데!"
두툼한 패딩을 입은 A씨가 얇은 패딩 하나를 걸치고 나온 친구를 나무랐다. 이날 전국 낮 최고기온은 14~21도. 겨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처럼 포근한 날씨였다.
"저기 반팔 입은 사람도 있잖아. 네가 이상한 거라니까. 병원 좀 가봐."
강릉엔 개나리도 필 만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두툼한 패딩을 놓지 못하고 있는 A씨. 그 친구는 A씨가 신기한 걸 넘어 걱정됐다.
우리 주변엔 A씨처럼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추운 겨울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난히 추위를 못 견디는 사람도 있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에서 추위를 타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게 아니다.
우리의 인체에서는 일정량의 열이 발생하고 호흡, 체액, 피부 등을 통해 열이 빠져나간다. 추위를 느끼는 경우 우리 인체는 몸을 움츠리게 되고 땀 배출을 줄여 체온을 유지하고자 한다.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 반응이다.
하지만 이 반응이 과도할 경우 질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김철식 용인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는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근육이 적은 경우 △말초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갑상샘 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보통 추위를 많이 탄다고 내원하면 갑상샘 호르몬을 기본적으로 체크한다"며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 추위를 많이 타고 항진증이 있으면 더위를 많이 탄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갑상샘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관장한다. 이 때문에 갑상샘 호르몬이 모자라면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열 발생이 줄어 추위를 많이 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적인 대사가 느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심장박동수도 느려지고 변비, 부종, 체중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의 문제가 생긴다.
김 교수는 "갑상샘 호르몬 검사를 한다고 하면 갑상샘 호르몬과 갑상샘 자극 호르몬 등 2개만 검사를 하곤 한다"며 "간혹 이 검사 상엔 문제가 없는데 T3 호르몬 수치가 낮아져 저하증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갑상샘 호르몬은 합성단계에서 요오드를 부착시키는데 요오드화 정도에 따라 T3 또는 T4로 구분된다. 쉽게 말하면 요오드가 4개 달린 호르몬이 T4, 여기서 요오드가 하나 떨어지면 T3가 된다.
김 교수는 "T3 호르몬이 대사적으로 조금 더 강력한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으로 잘 전환이 안 되는 경우 추위를 많이 타고 피곤해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며 "이럴 땐 T3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야 증상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무증상 갑상샘 기능 저하증도 있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검사해보면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다.
갑상샘 호르몬도 문제가 없는데도 추위를 많이 탄다면 적은 근육량을 의심해볼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추위를 심하게 느낄 수 있다.
김 교수는 "근육이 에너지를 태우면서 미토콘드리아에서 열 발산이 되는데 근육이 적은 사람은 추위를 더 많이 탈 수 있다"며 "말초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에도 추위를 많이 타곤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혈액 검사에도 문제가 없다면 열 발산이 많이 되도록 근육량을 늘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해서 무조건 병원에 달려갈 필요는 없다. △추위를 타는 증상이 최근에 발생한 경우 △증상이 점점 악화하는 경우 △의도하지 않은 체중의 변화가 있는경우 △여름철에도 추위를 느끼는 경우 △피로, 통증, 감각 저하, 피부색 변화 등 다른 동반된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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