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원인불명 '수족냉증'이라면…"어떤 약 먹고 있나요?"
고통스러울 정도 냉기…따뜻한 곳에서도 손발 차가운 증상
원인 파악 중요한데 찾기 어려워…복용 약, 생활습관 때문일수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엔 손발도 차가워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남들보다 유난히 손발에 냉기를 느껴 고통스러울 정도라면 수족냉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하면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차다고 느낀다.
수족냉증은 진단명·질병명이 아닌 증상인지라 원인을 찾는 게 급선무다. 신경과 진찰 등을 통해 의심할 만한 원인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 또 수족냉증 예방을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 권장된다.
10일 신경과 의료진에 따르면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온도에서 손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상태를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0년 이후 매년 10만명 이상이 수족냉증으로 병의원을 찾는다.
때로는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느낀다. 수족냉증 자체는 더 진행되지 않으나, 다른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났다면 그 질병의 경과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홍지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뉴스1에 "날씨가 추울수록, 잠을 못 잘수록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찬물에 닿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며 "남성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확실히 밝혀진 원인은 없다. 혈관이 수축하면 손발에 혈액이 적게 공급돼 수족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 변화, 정신적 긴장, 류머티스성 질환, 심지어 목뼈와 허리뼈 협착증이나 디스크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원인 질환을 찾았다면 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수족냉증 원인 질환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레이노 증후군'은 일반적인 수족냉증 증상에 더해 손이 자주 저리고 손가락이 파랗게 변한다. 추위 때문만이 아니라 다양한 체내·외 자극으로 증상이 유발돼 여러 검사를 받게 된다.
팔다리 말초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 장애가 오면 수족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신경도 손상될 수 있고 저림과 감각 감소도 뒤따른다. 따라서 기저질환자가 수족냉증에 손발 저림도 동반되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대표적인 말초동맥 폐쇄 질환인 '버거씨병'은 미리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나빠질수록 주변 부위 신경과 조직을 괴사시킬 수 있다. 겨울철에 스키나 스케이트를 오래 타거나 담배를 자주 많이 피우면 말초동맥 협착, 말초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손발 다한증 환자도 손발이 차갑다는 증상을 호소하는데, 땀 분비와 관련된 자율신경계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항콜린성 약물을 복용하거나 해당 부위에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홍지만 교수는 "수족냉증의 원인은 제각각이라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매우 많다"면서 "약국에서 판매하는 혈액순환 개선제나 민간요법으로 불편감을 줄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의학적인 치료법과 예방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복용하는 약물로 점검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혈관을 수축할 편두통 약물이나 고혈압 약제인 베타차단제는 손발을 차갑게 할 수 있다. 진통제를 과도하게 복용하면 체온을 떨어뜨려 손발을 시리게 할 수 있다.
수족냉증을 줄이려면 평소 생활 습관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명아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무엇보다 추위에 대한 노출을 피해야 한다"며 "빨래나 설거지할 때 차가운 물에 손발 노출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홍지만 교수와 이명아 교수의 조언을 종합하면 증상 완화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보다,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는 게 더욱 좋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며, 손발에 꽉 조이는 의류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이 교수는 "수족냉증 예방을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과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신욕, 족욕 등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 등을 통해 체력을 길러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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