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감기로 착각하기 쉬운 '이 증상'…'급성 후두염' 주의보

항아리 기침·심한 변성·호흡 곤란…방치 땐 후두 기관지염 악화
바이러스·세균에 의한 전염성 질환…증상 초기 진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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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뚝 떨어진 기온에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환절기 감기 증상 중 하나는 목이 붓고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기도 하는데,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으로 후두와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 후두염'일 가능성이 높다.

큰 일교차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건조한 탓에 호흡기 점막이 약해져 공기 중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후두에 침입해 문제를 일으킨다.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회복할 수 있으나, 간혹 호흡곤란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15일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에 따르면 성대를 포함하고 있는 '후두'는 목구멍의 아랫부분에 있는 공기가 통과하는 호흡 기관이자 발성 기관으로 아래는 기도로 이어지며 음식물로 넘어가는 하인두(인두의 후두부)의 앞부분에 있다.

후두는 상기도(목 안의 기도) 중에서 가장 좁은 지역이다. 후두 점막은 코와 입으로 들이마신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질을 걸러내는 여과기 역할을 한다. 염증이 생기면 빨갛게 부어올라 성대에 통증을 유발한다.

변형권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후두염에는 대표적으로 컹컹 울리는 기침, 쉰 목소리,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급성 감염성 후두염이 있으며 하기도로 진행됨에 따라 후두 기관지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두염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비감염성 원인과 감염성 원인으로 나뉜다. 우선 비감염성 원인에는 대표적으로 위산 역류로 인해 생기는 만성 후두염이 있으며 알레르기, 흡연, 음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성대를 많이 사용하거나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으로 생기기도 한다.

감염성 원인은 급성 후두염이 대부분이다. 바이러스 감염이라면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75%로 가장 흔하며, 아데노바이러스와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 등에 의해 생길 수 있다.

급성 후두염의 주요 증상은 목에 이물감과 침을 삼킬 때 목구멍 통증, 목소리가 안 나오거나 심한 변성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하면 인두, 편도, 기관지 등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져 기침, 콧물, 코막힘, 가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변형권 교수는 "염증 범위와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컹컹거리는 개 짖는 듯한 기침 소리, 항아리 기침으로 표현되는 울림 기침 소리를 내고 성대에 염증이 동반해 붓고 쉰 목소리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숨을 들이쉴 때 그렁거리는, 평소와 다른 호흡음을 내게 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발열이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며, 증상은 주로 밤에 심하게 나타나며 대체로 빠르게 악화됐다가 3~4일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급성 후두염 치료의 핵심은 조기에 염증을 조절해 병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 호흡곤란 및 저산소증으로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후두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아야 빨리 낫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3주 내에 완치된다.

조재구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필요할 경우 가글액을 사용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며 "급성 후두염도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전염성 질환인지라 외출 후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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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유아들은 기도가 성인보다 좁아 급성 후두염이 급성 폐쇄성 후두염(크루프)으로 진행된다. 미열, 콧물 등과 함께 컹컹거리는 듯한 기침 소리를 내며 숨쉬기 힘들어하면 단순 감기로 생각하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재구 교수는 강조했다.

조 교수는 "급성 후두염을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후두염으로 악화하거나 목소리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며, 성대 내 염증이 심해지면 성대 궤양이나 성대 물혹 등이 생길 수 있다. 후두염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으라"고 부연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는 잦은 환기로 실내 공기를 깨끗이 만들어 주고,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게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되도록 말을 삼가는 음성 휴식이 쾌유에 도움이 된다. 후두에 자극을 줄 흡연, 음주와 맵고 짠 음식 섭취는 피하는 게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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