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가을은 고통의 시작”…건선 원인과 올바른 치료법
10월29일 '건선의 날'…삶의 질 저하, 동반 질환 유발
피부자극 피하고 충분한 보습 필요…꾸준한 치료가 중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건조한 가을이 오면 유독 '건선' 환자들이 힘들어한다. 기존의 가려움증이나 각질, 발진 증상이 나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년 10월 29일은 세계건선협회연맹(IFPA)이 2004년 건선에 대해 알리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건선의 날'이다.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게 된다.
생명에 직접 위해가 가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증상을 숨기기도 어려워 사회활동 저하, 스트레스, 감정적 소모가 뒤따른다. 주로 20대 전후에 발생하며, 계절적으로 대개 늦가을이나 겨울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이때 증상이 심하게 나빠진다.
주된 발병 부위는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손·발바닥 등인데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피부에 있는 면역세포(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한 데 따라 분비된 면역 물질이 피부 각질세포를 자극해 각질세포의 과다한 증식과 염증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피부의 죽은 세포가 차마 떨어지기도 전에 새 피부 세포가 과잉 증식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다고 볼 수 있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약물, 피부 자극, 건조, 상기도 염증,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거나 악화 요인으로도 전해진다.
건선은 조직 검사를 거쳐 진단받는다. 건선과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피부병과 감별하기 위해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건선으로 진단됐으나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와 비타민D가 포함된 연고를 바르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건선 치료에 도움이 되는 파장의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 치료를 하거나 전신 면역억제제를 복용한다. 그럼에도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생기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여성은 속옷이나 장신구로 인한 지속적인 피부 압박을 피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선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동반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건선관절염'이 있는데 건선이 발생한 뒤 생길 확률이 3분의 2가량 된다. 부종과 통증, 걸림을 유발하며 한번 발생하면 관절 손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 치료해야 한다.
발생 부위는 척추뿐 아니라 손·발가락, 말초관절 등 다양하다. 심하면 관절 변형 등이 발생하고 운동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주요 원인은 건선 발생에 따른 염증으로 치료를 위해서는 염증을 줄여야 한다.
백진옥 교수는 "동반 질환인 건선관절염도 깊은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증상이 약하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관절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선을 개선 또는 예방하려면 피부 자극은 피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와 흡연,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환절기와 겨울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건선은 증상이 좋아지다 또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발병 연령대가 20대 전후인 만큼 동반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이영복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가 나와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다만 재발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비슷한 증세의 피부 질환이 많아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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