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환절기 불청객 가려움증…작은 습관 교정이 삶의 질 바꾼다
잘못된 생활습관, 목욕습관이 원인…기초 화장품 과용 자제
아침엔 소량의 세안제로 1분 내 세안…팩 20분 이내 사용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철엔 건조해진 공기 탓인지 피부 가려움증 또는 건조증을 호소하는 이가 많아진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없던 게 가을만 되면 이러니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피부에서 지방 분비량이 줄고, 수분은 빠르게 증발하면서 나타난다.
8일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요즘 같은 환절기엔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다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면서 각종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생활 습관 변화와 적절한 피부 보습제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김희주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온몸이 간지럽고, 건조해 긁으면 상처가 생기고 이 부위가 다시 건조해지기 쉬운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만성적인 피부 가려움증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고통을 줘 삶의 질을 많이 낮춘다"고 강조했다.
피부 건조증은 우선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자주 쓰는 화학용품, 세척제 등에 피부가 닿으면 각질층의 지방질을 망가뜨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사우나를 자주, 오래 하는 등의 잘못된 목욕 습관 역시 피부 건조증을 유발한다.
김 교수는 "가려움증이나 건조증의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야 치료할 수 있다"며 "춥고 건조한 날씨가 원인이라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높이고, 잦은 샤워나 목욕이 원인이라면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면 몸에 안 좋듯, 보습을 위해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듬뿍 바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우유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조언이다. 민감한 피부의 소유자는 기초 화장품을 2~3개 미만 사용하는 게 좋다.
우 교수는 "바르는 순서 등에 따라 전혀 피부 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보습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여러 제품을 바를 경우 화장품들 사이 예기치 못한 화학반응 등이 일어나 피부 색소침착이나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잠들기 전 여러 화장품을 바르고 그대로 잠드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끈적거리는 상태에서는 실내에 떠다니는 공기 중 먼지 등이 잘 들러붙을 수 있다. 물 세안만 하면 잠들기 전 바른 화장품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피부에 남은 먼지나 노폐물도 남을 확률이 높고, 피부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우 교수는 "아침에는 소량의 세안제(클렌저)를 사용해 1분 이내 얼굴을 씻을 것을 추천한다"며 "화장을 한 경우는 이중 세안을 하고,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다면 한 번의 세안만으로도 충분하다. 적당한 세안 시간은 3분 이내"라고 부연했다.
클렌징은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딥클렌징이 과하면 피부의 정상적인 천연 보습 인자를 제거해 피부 장벽을 무너뜨린다. 딥클렌징은 1주일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뽀드득거리는 느낌이 날 때까지 세안하는 것도 오히려 피부에 과자극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팩 성분에 알레르기가 없다면 매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민감성 피부나 피부 장벽이 약하면 매일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팩 안에는 보습제나 유연제가 함유돼 각질층을 촉촉하고 유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미백용·주름 개선용 같은 기능성 팩은 20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팩을 20분 이상 붙이면 피부의 유수분 균형이 깨질 수 있어서다. 팩을 붙이고 잠드는 이가 많은데 처음에는 팩이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밀폐 효과를 내지만 팩의 성분까지 모두 증발하면 피부 수분도 같이 증발해 오히려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
김희주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문지르거나 긁는 것을 막기 위해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고 피부 보습제 사용을 습관화하면 증상을 많이 개선할 수 있다. 춥고 건조한 환절기와 겨울에는 목욕 횟수를 주 2~3회 정도 가볍게 해주는 게 도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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