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먹는데 살 빠지고 피로"…가족력 높은 당뇨병, 식습관부터 바꿔라[생생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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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현대인의 성인병 1위로 꼽히는 당뇨는 최근 들어 중년은 물론 젊은 당뇨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뇨는 '가족력'이라고 얘기가 나오는 만큼 부모 한쪽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자식도 걸릴 확률이 2배 증가하고, 둘 다 있으면 4배까지 증가할 수 있어 유전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시력 상실·심근경색 불러오는 당뇨병…가장 큰 원인은 유전?

당뇨병이란 여러 원인에 의해 혈당이 오르는 상태를 말한다. 혈당이 오르면 피가 끈적해지고, 끈적해진 피가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모세혈관을 막으면 혈류에 문제가 생겨 해당 부위의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특히 눈과 콩팥 부위의 혈관이 가장 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잘 막힐 수밖에 없다. 이에 당뇨병을 오래 방치한 경우 시력 상실이나 만성 콩팥병과 같은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게다가 혈관이 막힌 부위에 찌꺼기가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막히거나 터지면, 이에 더해 그 혈관이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이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우선 당뇨병은 크게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데, 한국에서는 그 비율이 2% 미만이다. 따라서 보통 당뇨병이라고 하면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2형 당뇨병을 말한다.

당뇨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유전적인 요인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부모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가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은 30% 정도이고,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는 15% 정도이다. 이외에도 환경적인 요인으로 노화,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당뇨병 3대 증상 다음·다뇨·다식…당화혈색소 5.7%↑ 당뇨 전 단계

흔히 '다음, 다뇨, 다식'이 당뇨병의 3대 증상이라고 말한다. 많이 먹고 마시는 데도 불구하고 체중은 줄고, 피로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쯤이면 당뇨병이 상당히 많이 진행돼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의 증상은 '무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증상일 때 관리해야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할 확률도 낮아진다.

당뇨병의 진단은 정기 건강검진과 혈액검사로 이루어진다. 2년에 한 번 받는 건강검진에 혈액검사를 통한 혈당 확인은 반드시 포함돼있기 때문에 당뇨병은 충분히 초기 발견이 가능하다. 만약 부모님 중 한 분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1년에 1번 주기로 피검사를 받는 것도 권장한다. 피검사를 받으면 결과지에 '당화혈색소'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 수치가 5.7%가 넘어가면 당뇨병 전 단계로 구분한다. 6.5%가 넘어가면 당뇨병이고, 8~9%가 넘어가면 심각한 당뇨병으로 분류된다. 이때는 꼭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섭취…약제로 혈당 조절, 꾸준한 관리가 필수

초기 당뇨병의 경우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이조절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전체 영양분의 70% 이상 탄수화물로 채울 만큼 영양소 편중이 심한데, 탄수화물을 60% 미만으로 줄이고, 단백질 비율을 높이는 것을 권장한다. 둘째는 꾸준한 운동이다.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교정해도 나이가 듦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약물 치료를 하게 되는데, 약물치료를 잘 따라가면 대부분의 환자는 혈당이 조절된다. 약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10% 정도의 환자에게는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한다.

약제로 인해 혈당이 조절되기 시작하면 마음 놓고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렇게 되면 혈당은 잘 조절될지 모르겠으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까지 관리되는 것이 아니다. 혈당만 관리한다고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진행하더라도 생활 습관 관리는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약과 주사제로 혈당이 관리되기 시작했다고 해서 약을 끊거나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 약제를 복용할 때 혈당이 잘 관리되는 것은 약제 때문이지, 몸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혈당이 관리된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끊거나 의사의 조언을 무시하면 다시 혈당이 악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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