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곳곳 하얀 반점 '백반증'…자외선차단제는 필수, 조기 치료 중요[생생건강정보]

(보건복지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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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피부에 나타난 하얀 반점, 백반증은 전 세계 인구의 0.5~1%에서 나타나는 탈색소질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때문에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특히 발견 초기에 빠르게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바.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최종원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서서히 불규칙적으로 번진다…피부 위 하얀 반점 '백반증'이란?

백반증은 내 몸의 면역세포가 멜라닌 세포를 파괴해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한다. 그런데 이 면역체계가 망가지면서 조직과 외부 이물질을 구분하지 못해 우리 몸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것이다.

멜라닌 세포에서는 피부색과 체모의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데, 멜라닌 세포가 계속해서 파괴되면 피부색이 점차 탈색되고 하얀 반점이 생기게 된다. 이 하얀 반점은 보통 부분적으로, 그리고 서서히 불규칙적으로 번져나가는데 전신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신체 일부에만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얼굴, 손과 같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중증으로 심화될수록 반점이 점차 확산하고, 피부뿐만 아니라 체모에 있는 멜라닌 세포도 죽게 돼 반점 위의 털도 하얗게 된다.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것 외에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의 증상은 동반되지 않고 전염도 되지 않는다.

백반증은 사람마다 발병 속도도 다르고, 반점이 사라지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얀 반점을 발견하면 최대한 빨리 내원해 진단과 치료받는 것을 권장한다.

◇ 원인불명 백반증, 전문의 감별이 필요한 이유

백반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유전적인 소인, 자기면역기전의 항산화 요소 부족, 햇빛에 의한 화상같이 외상을 입었을 때, 선천적인 멜라닌 색소 부족,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백반증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백반증 말고도 신체 부위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 많아 다른 질환과 헷갈릴 수 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하얀 반점이 관찰될 수 있는 질환으로는 연령대를 기준으로 △출생 시 탈색 모반 △5~6세 백색비강진 △성인기 진행성 반상저색소증 △중장년기 콩알만한 작은 하얀 반점이 생기는 특발성 적상저색소증이 있다. 이처럼 하얀 반점이 생기는 피부 질환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피부 질환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전문의의 감별이 필요하다.

◇ 스테로이드는 단기로, 광선은 장기 치료…완치 힘드나 호전할 수 있어

백반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광선치료,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의 경우 스테로이드나 국소면역억제제를 사용, 자가 면역반응을 조절해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의 경우 지속적으로 처방하면 혈압이나 관절 등에 손상위험이 있어서 4주에서 8주 정도로 단기 처방하고 있다. 현재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국소면역억제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광선치료는 하얀 반점을 자외선에 노출하는 치료 방법이다. 반점 주변의 멜라닌 세포를 활성화해 하얀 반점 쪽으로 멜라닌 세포가 채워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광선치료는 백반증의 크기에 따라 자외선을 전신에 쬐거나, 부분적으로 자외선을 쬐는 국소 광선요법이 있다. 한 사이클당 약 20회 이상의 광선치료를 최소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장기적으로 진행한다. 이렇게 치료를 받으면 한두 달 정도만 지나도 조금씩 반점이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긴 치료 기간과 더불어 치료 효과가 없을 경우 잠시 치료를 멈추는 기간이 필요하다 보니 꾸준함이 요구되지만, 전문의 지시에 따라 광선치료를 잘 따라오면 점차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치료가 어려운 부위에는 멜라닌 세포가 살아있는 피부 조직을 옮기는 수술을 진행한다. 이 경우 기존의 피부와 다르고, 백반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사용한다.

백반증은 당뇨나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이 완치가 힘든 편이다. 그렇지만 병원에 내원해 잘 치료받고 관리하면 충분히 호전 가능한 질환이다. 무엇보다 발견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 자외선 차단제 필수…모발 염색약, 두피 염증 자극 주의

첫 번째는 바로 강한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백반증을 유발하고 악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자외선 노출은 멜라닌 세포가 없으면 화상을 입기 쉬워 백반증이 악화할 위험도 있으며, 자외선 자체가 피부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외선 치료도 지속적으로 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휴지기를 갖는 것이고, 진료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외선의 세기를 조절하고, 기록하는 등 경과를 관찰하며 치료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피부 질환이 없어도 피부 보호를 위해 바르고 지내면 좋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지내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더더욱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두 번째, 외상으로 인한 염증도 백반증에 좋지 않다. 상처가 나서 염증이 유발되면 몸의 면역체계가 반응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멜라닌 세포가 더 많은 공격을 받게 된다. 특히, 모발 염색을 할 때 사용하는 염색약은 두피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세 번째,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이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죽는 질환으로, 죽은 세포가 다시 살아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운동 등으로 건강한 생활을 만드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음주, 흡연 그리고 염증을 유발하기 쉬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타민A나 비타민C 또는 비타민E가 포함된,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영양제를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다만 어떤 특정한 음식이나 영양소가 백반증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므로 식단 및 생활 습관 관리는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