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해외로 간다면 말라리아 조심…해외유입 5.1배 ↑

예방 백신없는 감염병…"여행 지역 맞춰 예방약 복용해야"

경기 파주지역에서 올해 처음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가 확인됐다.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매개 모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마스크를 자유롭게 벗을 수 있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는 동시에 국내 말라리아 환자도 늘고 있어 질병관리청과 감염병 전문가가 23일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질병청 '감염병 누리집'에 올라온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는 2020년 2억4500만명, 2021년 2억47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사망자는 2020년 52만5000명, 2021년 61만9000명으로 추정된다. 환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상당한 규모의 감염병이다.

국내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확인된 환자는 1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명)의 3.3배 수준이다. 국내 발생이 137명으로 작년보다 3배, 해외 유입이 36명으로 작년보다 5.1배 각각 급증했다.

질병청은 올해 환자가 늘어난 이유가 예년보다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해 모기 활동이 활발해졌고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작년보다 바깥 활동이나 해외여행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유입 환자의 경우 남수단, 카메룬, 우간다 등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로 유입됐다. 이밖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말라리아에 감염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 모기매개 감염병으로 한국은 토착화된 삼일열 말라리아와 해외 유입 말라리아를 더해 매년 400명 수준으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4~10월에 발생한다.

말라리아는 열원충 종류에 따라 △삼일열 말라리아 △열대열 말라리아 △사일열 말라리아 △난형열 말라리아 △원숭이열 말라리아 등 총 5가지로 구분된다. 임상 양상, 잠복기 및 예후 등에 차이가 있다.

말라리아는 보통 감염된 모기에 물린 뒤 10~15일쯤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으로 두통, 식욕부진, 오한, 고열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매일 열이 나고 다른 질환과 감별할 특징적 증상이 없어 말라리아로 알기 어려울 수 있다.

중증에 이르면 뇌 말라리아, 빈혈, 호흡곤란으로 나타난다. 중증 말라리아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0~20%로 떨어진다.

중증 말라리아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는 저혈당, 젖산산증이 있다. 임신부의 경우 사산, 저체중아 출산 등 심각한 문제가 뒤따른다.

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외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 방문할 때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며 "국내의 경우 모기가 활동하는 4~10월 야외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야간에 외출할 때는 긴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모기 침입을 막기 위해 방충망을 정비하고 모기장을 사용하는 한편 실내에서 살충제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특히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행국의 특정 말라리아 유행에 맞는 적절한 예방약을 선택해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방문 기간에 따라 예방약 복용법도 달라진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여행 지역에 맞춰 예방약을 선택하고 기간과 약제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 후 발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말라리아 검사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치료는 클로로퀸 감수성에 따라 표진치료방법을 적용하며, 중증일 경우에는 주사제 등을 활용하게 된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