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침략으로 태평양 전쟁의 격랑에 휩싸인 필리핀 [역사&오늘]

1월 2일, 일본의 필리핀 마닐라 점령

일본군의 마닐라 입성. (출처: Carl Mydans(194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42년 1월 2일, 일본군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를 점령하며 태평양 전쟁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 사건은 필리핀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부터 '남진 정책'을 추진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의 자원을 확보하고 미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려 했다. 필리핀은 미국의 중요한 해외 기지이자 태평양 지역에서의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일본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됐다.

미국은 필리핀을 방어하기 위해 맥아더 장군을 중심으로 강력한 저항을 펼쳤지만, 일본군의 압도적인 공세에 밀려 점차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맥아더 장군은 호주로 탈출했다. 탈출 직전 그는 "I shall return"(나는 돌아올 것이다)이라는 말을 남겨다.

마닐라 함락 과정에서 도시는 폭격과 포격으로 폐허가 됐고, 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군은 도시를 점령한 후 무차별적인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다. 필리핀은 3년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많은 필리핀인이 저항 운동에 참여했지만, 일본군의 탄압은 계속됐다.

일본군의 침략 직후부터 필리핀 곳곳에서 소규모 저항 세력들이 생겨났다. 초기에는 무장보다는 정보 수집, 매복, 게릴라 전술 등 비정규전 위주로 진행됐다. 가장 유명한 저항 세력 중 하나는 '후크볼라하프'로, 농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일본군과 협력하는 친일 세력들을 공격하고 민중을 보호했다.

2년 후 미국은 필리핀 탈환 작전에 돌입했다. 1944년 10월, 맥아더 장군은 공언했던 대로 2년 만에 필리핀으로 귀환해 필리핀의 레이테섬에 상륙해서 일본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에서 미군은 일본 해군의 반격을 격파하고 레이테섬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투의 승리로 미군은 태평양에서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고, 일본의 패색은 더욱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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