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워링'의 소재가 된 크리스마스 아침의 악몽[역사&오늘]
12월 25일, 대연각호텔 화재 사고 발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1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대연각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최고급 호텔이었던 대연각호텔은 화재 당시 많은 사람이 투숙하고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
화재는 1층 커피숍에서 발생한 프로판 가스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급격히 번진 불길이 삽시간에 21층 건물 전체로 번져 대피가 어려웠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이 미비하여 초기 진압에 실패했고, 비상구가 막히거나 부족해 인명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66명(추락사 38명 포함), 부상자 68명, 실종자 25명에 달했다. 호텔 투숙객, 직원, 그리고 소방관까지 많은 사람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여행을 왔던 사람들, 그리고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들의 희생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연각호텔 화재는 고층 건물 화재에 대한 공포를 심어줬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과 트라우마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영감을 줬고, 고층 건물 화재를 배경으로 한 재난 영화들이 탄생하게 됐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1974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 '타워링'이었다. 스티브 맥퀸, 폴 뉴먼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고, 화재로부터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학교,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화재 예방 교육이 강화됐고, 안전 수칙 준수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며, 화재 예방 및 진압을 위한 법규가 강화됐다. 또한, 건축물의 소방 시설 기준도 대폭 개선되어 내화성 자재 사용, 비상구 설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등이 이루어졌다.
지상은 21층 지하 2층의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고층 건물이었던 대연각호텔은 화재 이후 재건되지 않고 폐허로 남아 있다가 1979년 철거됐다. 현재는 그 자리에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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