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 선임, 규정·절차 위반…그러나 '채용 무효'는 어려워"
두 달간 진행한 축구협회 감사 결과 중간 발표
"국민 정서 고려한 축구협회 자율적 판단 기대"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대한축구협회의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들여다본 문화체육관광부가 "채용 과정에 문제점이 발견됐다. 특히 홍명보 감독의 면담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고 짚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한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 발표에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관련 권한이 없고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아니었던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많은 관심이 쏠렸던 문체부의 감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게 입증됐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의 자격이 박탈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홍명보 감독 선임에)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게 밝혀진다면 다시 절차를 밟아서라도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날 최 감사관은 "내부 토론을 거친 결과, 과정에 하자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명보 감독과의 계약이 당연히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존중한다. 전문적 분야라는 특성이 있다"면서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 상식, 공정 안에서 자율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날 발표한 감독 선임 과정 감사 외에도 승부조작 연루자 사면과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각종 운영 논란 등에 대한 감사를 종합해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하고 처분 조치할 예정이다.
다만 문체부가 내리는 처분에 강제성은 없다.
최 감사관은 "감사 결과 규정을 위반한 책임자들에게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절차적 흠을 바로잡을 방법은 자율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문체부가) 특정 방법을 제시하기란 어렵다. 대한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자율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처분 대상 책임자 중 하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포함됐다는 점을 공개했다.
최 감사관은 "감사 결과 정몽규 회장도 정관 위반 사실 등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아직 끝나지 않은 감사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분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문체부는 각국 축구협회에 정부가 크게 개입하면 대표팀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언급했듯 대한축구협회 독립성을 존중한다.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항에 대해 문체부가 이를 들여다보고 국민들께 상황을 보고드리는 건 의무"라고 답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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