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궁에도 굳건한 홍명보 "성적 안 좋으면 경질…자진 사퇴 생각 없다"
11차 전강위 오류 인정하지만 절차 이상 없다는 입장
"내 역할은 우리 팀이 강해지게 만드는 것"
- 문대현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안영준 기자 = 감독 선임 절차에서 여러 문제점을 지적 받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나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이 문제(감독 선임 불공정)로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은 없다. 성적이 안 좋으면 경질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감독 선임 과정의 마지막 회의였던 1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의 정당성과 관련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주최한 10차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감독이 7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후 정 전 위원장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는데, 정 회장은 바그너와 3순위인 거스 포옛까지 유럽에서 직접 만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정 전 위원장은 이제까지 회의를 진행한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직을 내려놨다.
이어진 축협 전강위 11차 회의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았는데 이때 축구협회의 이사회 승인이나 서면 결의가 없었다. 이에 문광위원들은 11차 회의에 정당성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홍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홍 감독은 "오늘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10차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만 11차에서 착오가 있지 않았나 한다. 위원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절차가 부족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말을 접한 조 의원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불공정한 상태로 선임됐다. 명확하게 불공정 절차라는 게 밝혀진다면 사임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홍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드는 역할이 있다"며 사임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같은 당 강유정 의원은 정몽규 회장을 겨냥했다. 강 의원은 "이전에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홍명보 감독은 면접할 필요가 없다'라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정 회장은 "인정한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강 의원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정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얘기했는데, 문제점이 지적되면 4연임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유 장관은 "그렇다"고 긍정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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