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1차 회견 때와는 180도 달랐다…단정한 차림 속 '거친 말' 없어

[N현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 31일 2차 기자회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 및 임시주주총회 뒤 연 2차 기자회견에서, 1차 회견과는 180도 다른 차림과 분위기를 선보였다. 울먹이며 회견을 시작한 민 대표는 말미에도 고마운 이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민 대표는 3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설명하는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은 예상 시간이었던 50분보다 많은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민 대표는 이날 노란 카디건에 단정하게 묶은 헤어스타일로 등장했다. 이날 민 대표는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민 대표는 지난 4월 25일 열린 1차 기자회견에는 모자에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나와, 하이브 임원들을 향해 욕설하는 등 거침없는 말들로 화제를 모았다.

민 대표는 1차 회견에서 카메라 플래시에도 예민해 했지만, 이날 2차 회견에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취재진의 요청을 최대한 들어주려 하기도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날 민 대표는 "이번에는 다행히 승소를 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그래도 좀 가벼운 마음"이라며 "복잡한 상황이고, 냉정한 상황에서도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도 너무 고마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민 대표는 여전히 해임의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해하면서도 하이브와 뉴진스를 위해 합의점을 찾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부분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 이미 나는 멤버들과 청사진을 그려놓은 게 있다, 지금 내가 해임될 요건이 없는데 그 비전이 꺾인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내가 계획했던 것들을 성실하게 문제없이 이행했으면 하는 것"이라며 "하이브와 타협점이 잘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솔직히 싸우면서도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왜냐하면 제가 개인 이득을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근데 저는 개인 이득에 관심이 없다, 뉴진스와 함께하기로 한 일련의 플랜을 쭉 가져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아울러 "제가 안 하게 돼서 조직개편이 되고 뉴진스가 쉬게 되고는 아무한테도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정말 지긋지긋하게 싸웠고, 이제는 다른 챕터로 넘어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5.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마지막 부분에 감사한 이들을 재차 언급하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가 열렸고,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들인 신 모 부대표 및 김 모 이사 등 2인에 대한 해임안과 신규 사내이사 3인 선임안이 통과됐다. 신 부대표와 김 이사는 민희진 대표의 측근들로 알려졌으며, 새 사내이사로 선임된 3인은 하이브의 임원들인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다.

하이브는 지난 30일 밝힌 대로, 이번 임시주총에선 민 대표의 해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당초 하이브는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계획이었으나,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가 민희진 대표가 최근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민 대표는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7.8%, 민 대표의 측근들이 2.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어도어 대주주인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하이브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도어 이사회를 하이브 측 인사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어도어의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hmh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