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는 민희진 vs '이사회'는 하이브 장악…어도어 앞날은(종합)

31일 어도어 임시주총, 민희진 측 이사 모두 해임…하이브 인사 3인 선임
민희진 대표직 유지 속 이날 오후 기자회견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 민희진 어도어 대표 ⓒ 뉴스1 DB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희진 대표를 제외한 기존 경영진이 해임되고 모회사 하이브 측 이사진이 새롭게 선출된 가운데, 향후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민희진 대표 해임안이 상정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지난 30일 법원이 해당 안건에 대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최근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 해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민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어도어의 기존 사내이사들인 신 모 부대표 및 김모 이사 등 2인에 대한 해임안과 신규 사내이사 3인 선임안이 통과됐다. 신 부대표와 김 이사는 민희진 대표의 측근들로 알려졌으며, 새 사내이사로 선임된 3인은 하이브의 임원들인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이다.

이로써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가 그대로 수장으로 있지만, 이사회를 하이브 측이 장악한 구조가 됐다. 이에 향후에도 어도어를 두고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7.8%, 민 대표의 측근들이 2.2%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를 해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30일 법원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인해 민 대표 해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앞서 재판부는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팔게 만듦으로써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그와 같은 방법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민희진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라며 민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민 대표 측은 가처분 인용 결정 직후 "민희진 대표에게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는 이상 민희진 대표 측 사내이사 두 명에게도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위 이사들을 해임할 경우 이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하이브는 이번 주총에서 기존 이사들을 해임하고 새 이사회을 꾸리게 됐다.

특히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같은 날 하이브 사내 메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는 뜻을 전한 만큼, 하이브가 이사회을 장악한 어도어에 생길 변화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및 A 부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고 보고 긴급 감사에 들어갔다. 이어 이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4월 2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기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라며 찬탈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민 대표는 임시주총 등과 관련해 31일 오후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알려, 그가 이번에는 과연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