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동영상에 빠진 韓어린이…하루 미디어 3시간 이용, WHO 권고 크게 초과

한국언론진흥재단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두 돌 전 TV 시청 57.7%, 스마트폰 사용 29.9%"

SK텔레콤의 키즈용 LTE 스마트폰 ‘ZEM폰 포켓몬에디션2(AT-M130S)’ (SKT 제공, 자료사진) 2024.1.4/뉴스1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우리나라 만 3~9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텔레비전과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용 시간이 약 3시간(185.9분)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57.7%는 24개월 이전에 텔레비전을 시청했고, 29.9%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지난 2020년 8월~10월 실시된 1회차 조사의 약 4시간 45분과 비교할 때 약 1시간 40분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과학적 연구에 근거해 만 2~4세 유아의 미디어 이용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라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만 3~4세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WHO 권고의 약 3배인 184.4분이다.

두 돌 전 TV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 비율도 WHO의 권고를 초과한다. WHO는 만 2세 미만 아동이 텔레비전 시청과 게임 이용을 포함해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한다. 국내 만 2세 미만 아동의 전자기기 화면 노출 비율이 높은 셈이다.

어린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 기기는 스마트폰(77.6%), 스마트 TV(65.6%), 태블릿PC(57.1%), 컴퓨터(24.7%), 일반TV(17.1%), 게임 콘솔(16.6%), 인공지능 스피커(12.3% 순이었다.

서비스 및 플랫폼 이용률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이 77.2%로 가장 높았고, 그 외에 OTT 서비스(31.3%), 포털 및 검색 엔진(24.2%), 메신저 서비스(21.9%), 메타버스 플랫폼(18.3%), SNS(6.1%) 등이다.

어린이의 75.3%는 유튜브를 이용하고, 유튜브를 이용한 아동의 하루 평균 유튜브 이용 시간은 1시간 23분이었다. 어린이의 51.5%는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숏폼)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17.6%는 온라인 동영상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해당하는 만 7~9세 아동의 경우 23.9%가 이런 경험이 있었다.

보호자가 어린이에게 미디어 이용을 허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나 기분 전환을 위해서'였다. 다음으로 '아이가 할 일을 다하거나 말을 잘 들었을 때 보상을 주기 위해서'가 뒤를 이었다.

미디어 교육 경험에 대해 질문한 결과 절반 이상의 어린이가 받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보호자의 41.8%도 미디어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3세 이상 만 9세 이하 어린이(어린이집, 유치원 재원, 초등학교 1~4학년 재학)의 보호자 2675명의 응답 속에 지난해 말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2%p(95% 신뢰수준)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