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후보자 "내부 인사로는 KBS 개혁할 수 없어"

7일 인사청문회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박민(60) KBS 사장 후보자는 KBS가 최근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망각했다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다면 신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박 후보자는 1991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지난달 KBS 이사회에서 제26대 사장으로 임명제청됐다. KBS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지금 우리 언론계는 한편으로는 사회의 이념적 양극화 현상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심화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과 모바일과 OTT와 AI의 도전에 직면해 소모적인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해결책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법적, 경제적 토대 위에 서 있는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불공정 방송 논란과 방만 경영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KBS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주어진 역할과 책무를 제대로 해낸다면 우리 사회 공론의 장이 정상화되면서 언론개혁은 물론 민주주의의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나 자신이 KBS 사장 후보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방송인으로서의 경험도 없고 경영을 온전히 책임진 적도 없다"라면서도 "다만 오늘의 KBS 위기는 방송 전문성이나 경영 역량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2008년 이후 15년간 KBS는 30년 방송 경력을 가진 KBS 출신 사장이 이끌어왔으나, 미디어 시장의 파괴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방송을 해왔고, 국민이 내는 수신료에 안주한 채 능력과 성과를 외면한 정실주의 인사로 수십 년간 쌓아온 KBS의 역량을 스스로 훼손했다"라며 "더 이상 KBS 내부 인사로는 KBS의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국민 대다수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나는 부족하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을 수년간 고민해왔고, 방송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신문의 미래 비전를 직접 구상하고 액션 플랜을 실천해 언론계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내게 기회를 주신다면 국민이 신뢰하는 KBS, 국민을 섬기는 KBS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의철 전 KBS 사장은 방만 경영 등 이유로 지난 9월 해임됐다. 신임 사장 임기는 김 전 사장 임기 잔여 기간인 내년 12월9일까지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