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찾아가야만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지역소멸 막는 원동력"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신안=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역관광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1일 전남 신안군 암태도·압해도·퍼플섬(반월도)·자은도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자은도 뮤지엄파크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문화의달 개막식 '섬, 대한민국 문화 다양성의 보고'에 참석했다.
전남 신안군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가고 싶은 섬' 사업과 연계한 사계절 꽃피는 섬, '1섬 1뮤지엄(미술관·박물관)' 건립 등 차별화한 지역관광을 통해 괄목할 만한 관광객 증가와 주민소득 증대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유 장관은 박우량 신안군수 등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와 인근 섬을 둘러보는 1004요트를 체험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군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갯벌과 아름다운 다도해 자연풍광을 지니고 있다"며 "열악한 재정형편과 불편한 교통여건이지만 섬마다 특색을 살린 컬러 마케팅과 문화예술을 통해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함으로써 가고 싶고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플섬'이라 불리는 반월·박지도는 2021년 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유인촌 장관은 전동자전거를 타고 퍼플섬을 일주하고 섬을 찾은 관광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곳은 주민들이 보라색 꽃이 피는 왕 도라지를 많이 재배하고 보라색 꽃을 피우는 풀꽃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퍼플섬'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모아 추진하게 됐다. 2019년부터 집 지붕을 보라색으로 채색했고 라벤더 12만주, 아스타 24만주, 아네모네 10만주를 심어 섬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문화의 달 행사'가 열리는 자은도는 1000여개에 달하는 신안의 섬 가운데서도 이국적 해변과 해송 숲 등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유인촌 장관은 '문화의 달' 개막식에 참석해 '지역문화대상'에 문체부 장관상을 수여했다. 지역문화대상은 '진주남강유등축제', '안동하회마을', '대전성심당'이 선정됐다.
유인촌 장관은 축사에서 "언제나 신비로운 공간인 섬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와 삶이 살아 숨 쉰다"며 "지역소멸 상황에서 ‘산다이’와 같은 고유의 축제문화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지역을 특화해 문화를 풍성하게 일구어나가는 신안군의 사례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그 지역에 가야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문화야말로 지역을 지키고, 번영시키는 강력한 힘"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지역이 가진 소중한 문화자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세계인을 사로잡을 또 하나의 케이(K)-콘텐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AI) 피아노 전시'와 19세기 제작된 '고미술 피아노 전시'도 열린다. 행사장과 라마다호텔, 무한의 다리 등 자은도 주요 지점에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를 설치해 방문객들이 곳곳에서 즉흥연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피아노 공연 외에도 △신안 산다이 야외공연 △설치미술가 제임스터렐 아티스트 토크 △세계 섬문화 다양성 포럼 △청춘마이크 거리공연 △비보잉 페스티벌 등도 열렸으며 '신안의 미식을 즐신선한 제철 해산물과 청정 농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트럭', '제1회 김밥페스타' 등도 선보였다.
한편 '문화의 달'과 '문화의 날'은 1972년 지정됐다.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1993년부터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문화의달 행사를 펼치고 있다.
앞서 유인촌 장관은 지난 20일 △순직 단원 추모공간을 마련한 전남 국립민속국악원을 시작으로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관람 △옛 전남도청 복원지킴이 어머니 면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설 현장점검 등의 일정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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