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창작자 보호가 문체부 최대 목표…가짜뉴스 퇴치에 최선"(종합)

[국감현장] 검정고무신, AI 등 저작권 쟁점서 창·저작자 보호에 방점
여야 엇갈린 가짜뉴스 진단에 유 장관 "언론 관련법 개정"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신윤하 기자 = 여야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가짜뉴스 퇴치에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급변한 시대 상황에 맞게 언론법을 개정하겠다고 답했다.

21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마지막 국감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중심으로 가짜뉴스 논란 △검정고무신 사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저작권 논란 등이 주요 이슈로 올랐다.

여야는 가짜뉴스를 퇴치해야 한다면서도 원인과 해법에 대해 엇갈린 견해로 맞섰다. 야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등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고, 야당은 현 정부의 입맛에 안맞으면 가짜뉴스가 된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짜 뉴스에 대해 어느 정부든 정말 사라져야 한다 생각하고 지금까지 똑같이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여당은 김만배-신학림 허위인터뷰 의혹 등을 언급하며 다음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를 가짜뉴스 유통의 근원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가짜뉴스와 괴담을 막기위해 더 강력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김기현 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발언은 IAEA 조사 결과 이전에 있었던 발언이다. 지금 명명백백히 조사 결과가 나온 마당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점에 대해선 문체부가 더욱더 강력하게 홍보해 주시고 불안을 해소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유인촌 장관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걱정과 우려는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올바른 안을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 3개월 간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을 홍보하기 위해 18억8320만원을 집행한 바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과 관련 비호감적인 기사들이 상위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이재명 대표 관련 상당히 우호적인 기사들이 쭉 노출돼 있다"며 "이렇기 때문에 포털의 기사 배열 편집에 있어서 공정성, 투명성에 의심을 받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언론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가짜뉴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신문법이나 언론중재법 등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야당은 가짜뉴스가 현 정부의 입맛에 안 맞는 기사가 아니냐고 의심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가 근절하겠다는 가짜뉴스 기준은 윤석열 대통령이 싫어하면 가짜뉴스가 되고, 김건희 여사가 싫다면 가짜뉴스가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도 "문체부가 나서서 가짜 뉴스를 없애기 위해 적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현 정부의 입맛에 맞느냐가 가짜뉴스의 기준인 것으로 오해 받지 않도록 객관적 기준부터 마련해서 운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유인촌 장관은 "대통령이 싫어하면 가짜뉴스라고 하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故) 이우영 작가 부인 이지현씨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저작권 논란과 관련해 유인촌 장관은 "문체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창작자의 보호"라며 "저작권은 환경 변화 때문에 빨리 손대지 않으면 우리가 시기적으로 많이 놓칠 수 있어서 선결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네이버가 생성형 AI '클로바X' 학습에 저작자의 동의 여부를 포함하지 않아 AI학습에 저작물 이용을 강요받는 셈"이라며 "저작권 지침을 만들 때 저작권과 개인정보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작가들과 관련자들이 파업을 통해 작가의 저작권이 보호되고 나머지도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AI산업 발전에 맞춰 창작자의 권리보호가 함께 균형을 이루는 방안을 찾겠다"고도 말했다.

검정고무신 사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신청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故) 이우영 작가의 부인인 이지현씨는 "불공정 내용을 살펴보면 불공정 계약 강요, 저작권 지분 양도 강요, 창작활동 방해, 수익배분 거부 등 '불공정 종합세트'"라며 "문체부가 시정명령을 했지만 과태료가 너무 적다보니 형설앤이 반응하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저는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남편과 함께할 수 없는 일상이지만, 제 마음도 치유하고 삼남매를 잘 키우고 싶다"고 울먹이며 "그게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제가 겪은 고통을 다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인촌 장관은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아프다. 시정명령 정도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며 "민간당사자간 계약이긴 하지만, 전 분야에 걸쳐 비슷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에 문체부가 잘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의사중계 화면 갈무리

문체위 국감장이 갑자기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문체위 이상헌 위원장이 유인촌 장관의 목소리로 딥페이크 AI가 부르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재생했기 때문이다. 회의장 스크린에는 유 장관이 기타를 들고 앉아 노래하는 영상이 상영되자 유 장관은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생성형 AI가 고도화돼 가짜뉴스와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제작된 콘텐츠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5월에 대표발의한 바 있다.

유인촌 장관은 "제가 예전에도 뭘 좀 바꾸고 개혁하고 싶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정말 힘들었다"며 "AI 문제도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미래에 대한 과제이기 때문에, 의원들께서 협조를 해주시면 개정이 잘 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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