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부상에 기회 잡은 POB의 차세대 간판, 새로운 '별' 등극

'솔리스트' 기욤 디옵, 11일 낮 공연 후 '수석무용수' 임명
해외 공연서 이례적 임명…'제1무용수' 건너 뛴 초고속 승격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지젤' 기자간담회 후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 부터 호세 마르티네즈 파리오페라 발레 예술감독, 도로테 질베르, 기욤 디옵, 강호현. 2023.3.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의 새로운 에투알에 기욤 디옵을 임명합니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파리 오페라 발레(POB)의 '지젤' 내한 공연이 열린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새로운 별이 탄생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남자 무용수 기욤 디옵은 11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지젤' 공연 후 예술감독인 호세 마르티네즈에 의해 '에투알'(수석무용수)로 지명됐다.

파리 오페라 발레는 '카드리유'(군무진)→ '코리페'(군무 리더)→ '쉬제'(솔리스트)→ '프리미에 당쇠르·당쇠즈'(제1무용수)→ '에투알' 등 5단계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중 파리 오페라 발레의 '별'로도 불리는 에투알은 엄격한 승급 심사를 통해 제한된 인원만이 얻는 호칭이다. 에투알 지명은 곧 세계적인 무용수라는 일종의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이날 임명으로 파리 오페라 발레의 에투알은 18명이 됐다. 2021년엔 한국인 단원 박세은이 동양인 최초로 에투알에 지명되기도 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가 자국 공연이 아닌 해외 공연에서 에투알을 지명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30년 전 열린 '지젤' 내한공연 때 무용수로 무대에 섰던 마르티네즈가 예술감독으로 부임, 서울에서 새로운 에투알을 직접 호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11일 오후 2시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이후 에투알에 임명된 기욤 디옵.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18년 파리 오페라 발레에 입단한 기욤은 준비된 스타였다. 입단 4년 만인 2022년 코리페에 이어 올해 쉬제로 승급하며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프리미에 당쇠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에투알로 직행했다는 점이다.

기욤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과 사랑에 빠지는 알브레히트 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애초 알브레히트 역을 맡기로 했던 위고 마르샹의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잡은 기회였는데, 에투알 승급이라는 겹경사를 누리게 됐다.

기욤은 이날 지젤 역을 소화한 파리 오페라 발레의 간판 도로테 질베르와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수차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기욤은 도로테와 포옹하며 가장 먼저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