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의 통일신라시대 목조불상 2점, 국보된다
해인사 목조비로자나불좌상 2점 및 복장유물 국보 승격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등 7점 보물 지정 예고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인 해인사 목조불상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비로자나불은 화엄종(華嚴宗)의 교주로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광명(光明)의 부처로 불린다.
통일신라 9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지난 2012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해인사의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과 둥근 얼굴,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 주름 등에서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802년 해인사가 창건된 사실에 비춰볼 때 이 두 불상은 해인사 창건 시기와 머지않은 시점에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서 그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복장유물 또한 한국 불교사에서 가치가 높은 자료다. 복장유물은 불상을 제작할 때 몸체 안에 넣는 유물로 금, 은, 칠보 등 각종 보석류와 오곡, 직물 등을 통틀어 말한다.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의 복장유물은 고려에서 조선 초기까지 불상을 다시 수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간 각종 전적류(서책 및 고문서)와 직물이 포함됐다.
특히 복장을 넣는 후령통(侯鈴筒)은 완벽히 보존된 상태였다. 이를 통해 16세기 복장의식의 총체적인 정보가 담긴 '조상경'(造像經)이 간행되기 전 복장과 관련한 절차가 이미 정립돼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또한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등 7건은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종류별로는 고고 유물 1점, 불교 회화 1점, 불교 전적 5점이다.
함안 말이산 유물은 집 모양 도기 2점, 사슴 모양 뿔잔 1점, 배 모양 도기 1점 등 모두 5점으로 구성된 일괄 출토품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이렇게 여러 점의 상형도기가 한 벌을 이뤄 출토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의가 크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년(영조 31년) 10명의 화승이 제작한 불화로, 2020년 미국에서 환수된 작품이다. 섬세한 인물 묘사와 정확한 좌우대칭, 안정된 원근법 도입 등이 특징이다.
불교전적으로는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詳校正本慈悲道場懺法) 4건과 '법화현론 권3~4'(法華玄論 卷三~四)가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인사 목조불상 등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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